美, 화웨이 이어 DJI 저격하나…中은 '희토류' 카드 만지작

"관세전쟁에서 비관세 영역으로 맞불…치킨게임 양상"
  • 등록 2019-05-21 오후 7:23:43

    수정 2019-05-21 오후 7:23:4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정다슬 신정은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 드론업체 DJI를 국가 안보위험으로 지목했다. 중국 출신 학자들과 학생들이 미국 입국을 가부당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 기술을 훔치려는 잠재적인 스파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시각이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는 ‘희토류 거래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비관세 영역에서 벌어진 전초전부터 불꽃이 튄다.

“中드론·中학자도 안보 위험 대상”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은 중국산 드론의 위험성을 미국 기업들에게 경고했다. 카메라와 센서를 가지고 있는 드론이 수집한 자료가 사용자도 모르게 중국 기업에 넘어가고, 이 기업이 중국 정부에게 이 정보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CISA는 중국산 드론을 사용할 때는 인터넷 장비를 끄거나 SD카드를 제거하는 등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ISA의 경고문에 특정 제품명이 거론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세계 드론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DJI의 절대적인 위치를 고려할 때, CISA가 가리키는 중국산 드론은 DJI가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FT는 CISA의 경고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를 거래 금지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내세운 논리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에 설치된 ‘백도어’(인증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해킹장치)를 통해 미국 정보를 중국 정부에 유출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구글, 퀄컴 등은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를 선언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 압박은 이뿐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중국인 학자·연구원·학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미국의 기술을 훔치는 일종의 잠재적 스파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달 26일 외교협회에서 한 연설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레이 국장은 “중국보다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정보수집 위협을 제기하는 국가는 역사상 없었다”며 “이들은 정보기관, 국영기업, 민간기업, 유학생, 연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정보 탈취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20일 희토류 생산업체인 장시성 간저우 진리 영구자석과학기술유한공사를 시찰하고 있다.[신화통신 제공]
중국도 희토류 판매 중단 카드 만지작

이같은 미국의 제재 압박에 중국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이번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어떤 영향도 없다”며 “화웨이는 이미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을 승리 아니면 패배, 죽기살기식으로 바라본다”면서 “대국 간 전략적 오판이 이뤄지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희토류 판매 중단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전날 류허 부총리와 함께 장시성 간저우시 진리(金力)영구자석과학기술유한공사를 시찰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방문이 단순한 ‘시찰’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중국이 이미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시기 희토류를 무기 삼아 일본을 압박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하이엔드 반도체를 제작할 때 반드시 필요한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 95%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 수입량의 4분의 3에 달하는 매년 1억 5000만달러(약 1767억원) 어치 희토류를 매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희토류를 금지할 경우 미국 반도체 시장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4차 관세 대상에서도 희토류를 제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에 대비해 미국 내 첫 희토류 분리공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화학기업 블루라인은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와 손잡고 내년 미국 텍사스주 혼도에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두 회사는 “(어떤 경우에도)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관세전쟁에서 비관세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양보없는 대치로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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