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만 갈등 속 OPEC 산유국 추가 감산 꺼낼까

OPEC+ 내달 1~2일 정례회의..균형 맞추기 고심
지정학적 긴장에 유가 오르지만 수요 부진해
IEA 원유 수요 전망치 2개월째 하향 조정
  • 등록 2019-06-25 오후 5:14:59

    수정 2019-06-25 오후 5:14:59

OPEC 원유 생산량. 출처=블룸버그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 정례회의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만해 유조선 격추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반짝 올랐지만,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배럴당 0.47달러 상승한 57.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그러나 같은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0.34달러 내린 64.86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로 걸프만을 둘러싼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됐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 플러스(+)는 다음달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올해 원유 생산량을 결정한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감산을 원하지만, 러시아 등은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증산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OPEC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원유 수요다. 미·중 무역 갈등은 거의 1년가까이 지속되며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영향으로 전체 글로벌 경기가 어두워 지고 있고, 제조업 경기 부진은 원유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

마이컬 메이단 에너지 에스펙츠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공급 측면에서 OPEC이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지정학적 우려가 계속되는데도 유가가 더 올라가지 않았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수요가 매우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30만 배럴에서 12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2개월 연속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IEA는 내년엔 수요가 하루 140만배럴로 늘어나겠지만 공급량도 230만배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00만 배럴로, JP모건체이스앤코퍼레이션은 이보다 적은 80만배럴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대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S-OIL도 수요 감소 영향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 정제해 제품으로 판매할 때 남기는 수익인 정제마진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전방 산업이 주춤한데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대규모 정유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것도 정제마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OPEC+가 추가 감산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다음달 1~2일 OPEC 정례회의에서 원유 추가 감산 가능성을 58.48%로 보고 있다. 현재 감산 규모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31.52% 정도다.

다만 장기적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지난 17일 무역 전쟁 장기화에 대응해 기준 금리가 인하되고 인프라 지출이 커지면서 투자가 늘어나고 제조업이 활기를 찾게될 것이라며 3분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씨티그룹도 브렌트유가 이번 여름 배럴당 7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현재 걸프만 상황에만 너무 집중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곳의 수요 감소 신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릭 노랜드는 CME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치적 리스크는 분명히 커지고 있지만, 원유 수요를 뒷받침하는 경제 펀더멘털이 약하다”며 “미국에서 원유 공급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수요도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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