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도 "금리 정상화"…속내 복잡해지는 한은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 "기준금리 정상화할 때"
연준, 내년 3번 인상 예고…옐런 기조와 비슷해
한은, 30일 인상 유력…추후 부채 부담은 클듯
  • 등록 2017-11-29 오후 5:00:59

    수정 2017-11-29 오후 5:03:57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자가 28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김정남 차예지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지명자가 다음달(12월) 기준금리 인상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파월 지명자가 기존 재닛 옐런 의장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한국은행도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은 내년 세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가 상당한 우리나라가 부담을 가질 법한 횟수다.

파월 “금리 정상화할 때”

파월 지명자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00~1.25%. 인상시 1.25~1.50%로 오르게 된다.

다음달 인상 전망이 새로운 건 아니다. 시장은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도 이번달 초 FOMC에서 “가까운 시점”에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봤다.

이유가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달(10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기 대비 0.9% 증가했다. 9월 당시 0.4%보다 그 폭이 확대됐다. 미국 인구통계국 자료를 보면,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0.2%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연준 목표치인 2.0%(미국 노동통계국)였다.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고 해도, ‘세계 경제 대통령’인 차기 연준 의장의 입에서 직접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는 평가다.

파월 지명자는 또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때가 됐다”면서 “경제 회복을 지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진적인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물가를 고려한 미국의 실질 기준금리는 마이너스(-)다. 한 시장 인사는 “미국의 실질 중립금리가 0.3% 이상이라는 추정이 있다”고 말했다. 추후 서너 차례 인상은 경기에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서 내년 세 차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정작 고민인 건 우리나라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두 차례(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밖에 없었다. 기준금리 역전현상은 그만큼 이례적이다.

다음달 미국이 인상하면 기준금리 상단은 1.50%다. 한은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인상에 나서야 같은 수준이 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세 차례 인상은 충분하다”면서 “우리나라도 직접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유례없는 초저금리인 건 맞다. 물가(올해 전망치 2.0%)를 감안한 실질 기준금리는 현재 -0.75%다. 가계부채 급증 같은 금융 불균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는 곧 한은이 두 차례 이상 인상 여력은 있다는 의미도 된다.

다만 미국처럼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면,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즈음부터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저물가 미스터리’ 변수로

물론 변수는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을 고민스럽게 하는 저물가다. 파월 지명자도 최근 미국의 물가 둔화에 대해 “놀랐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약세가 일시적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 압력이 높아지는 것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물가를 우선시하는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경기가 반등하는 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미스터리’ ‘수수께끼’로 여겨지고 있다.

파월 내정자는 그러면서 물가가 계속 낮게 유지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더 늦출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저물가는 한은도 고민거리이기는 마찬가지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최근 경기와 물가간 관계가 부쩍 약해진데 대해 “정책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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