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행·외식·에너지 물가 줄줄이 폭등…연준 긴축 앞당길까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예상밖 5.4% 폭등
"강한 수요, 공급망 병목 등 인플레 가속화"
연준에 쏠린 눈…테이퍼링 시기 앞당길까
  • 등록 2021-07-14 오후 4:27:12

    수정 2021-07-14 오후 9:00:58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물가가 13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일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에 맞서 시장 일각에서는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연준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시기를 앞당길지 주목된다.

렌트카 가격 88% 치솟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5.0%)를 상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5.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9%로 나타났다. 이 역시 전망치(0.5%)를 웃돌았다. 올해 이후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3%→0.4%→0.6%→0.8%→0.6%→0.9로 갈수록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6월 CPI를 뜯어보면, 최근 뜨거워진 미국 경제를 알 수 있다는 평가다. 가장 큰 폭 오른 건 여행 관련 분야다. 렌트카 가격은 1년새 87.7% 폭등했다. 미국은 여름철 여행 수요 때문에 렌트카 예약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이다. 중고차 가격은 45.2% 올랐다. 아울러 숙박업소 물가는 1년 전보다 15.1% 뛰었고, 비행기와 배를 타는데 드는 가격은 각각 24.6%, 11.8% 상승했다.

여성의류(5.3%), 신발류(6.5%), 보석·시계(11.2%), 스포츠용품(7.5%) 등의 물가도 상승했다. 외출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그 대신 집에서 먹는 시리얼·빵류(0.2%), 고기·생선·계란류(0.6%), 유제품류(0.8%) 등의 가격은 0%대 오르는데 그쳤다.

또 폭등한 분야가 에너지다. 특히 6월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45.1% 급등했다. 지난해 이맘때 갤런당 2달러 안팎이면 자동차 주유소에서 기름(레귤러 기준)을 넣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3달러를 훌쩍 넘는 곳이 대다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5.25달러에 마감했을 정도로 유가는 예상 밖 상승하고 있다.

CNBC는 “팬데믹 완화에 따른 강한 수요, 공급망 병목 현상, 경제 재개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 상승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CPI뿐만 아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6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은 4.8%로 전월(4.0%) 대비 0.8%포인트 급등했다. 뉴욕 연은이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최고치다.

미 연준 테이퍼링 앞당길까

이날 CPI가 나온 이후 월가 내에서는 인플레이션 논쟁이 분분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해리스 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른 건) 6월 CPI 인상분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뉴욕 증시는 이같은 인식에 장 초반만 해도 상승 흐름을 탔다.

다만 이날 오후 미국 재무부의 국채 30년물 입찰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불거졌다. 응찰률은 전월보다 낮은 2.19배에 그쳤고, 낙찰금리는 발행 직전 시장금리보다 높은 2.000%로 확정됐다(국채 가격 하락). 그렇게 뉴욕채권시장 분위기는 약세로 돌변했고, 금리가 뛰자 증시는 덩달아 하락했다. 이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5% 내린 4369.21에 마감했다. 뉴욕 3대 지수 모두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신고점을 경신했는데, 일제히 반락했다.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5.4%의 높은 물가 상승률 자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스케줄이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연준 인사들 역시 긴축을 서서히 입에 올리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을 개시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CNBC에 나와 “연준이 테이퍼링 논의에 나선 것은 적절하다”며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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