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대응' 보여준 한은 금리인하…추가 인하 가능성 '활짝'

1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깜짝' 금리인하
美 연준 확인하고 금리 조정하던 경향 벗어나
시장은 연내 추가인하 거론…시장금리 급락
미·중 불안에 일본 규제까지…"심각하다" 본듯
  • 등록 2019-07-18 오후 5:59:03

    수정 2019-07-18 오후 8:31:4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직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제적’으로 3년만에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섰다.

지배적 컨센서스였던 다음달 인하에 비해 한달여 앞선 것이지만, 시장이 ‘깜짝’ 인하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한은이 이례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앞서 방향을 먼저 틀었기 때문이다. 돌다리가 깨질 때까지 두드리고 보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보수적 성향을 볼때 파격적 행보다.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찮다는 반증이다. 한은의 결정은 연준에 후행적이라는 공식을 깨며 경기회복을 위한 ‘선제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도 한껏 무르익었다. 이주열 총재도 “정책여력이 없지 않다”라거나 “시장과의 인식의 갭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 같은 기대를 은연 중 부추겼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5.4bp(1bp=0.01%포인트) 급락한 1.345%를 기록했다.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한 1.25%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8개월 만에 인하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2016년 7월 이후 3년만에 단행된 금리인하다.

시장의 향후 관심은 이 같은 인하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시장은 이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 이후인 8월 인하를 유력하게 봐왔다. 그러나 다음달보다 이번달 금리를 내리는 것이 연내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데는 훨신 유리한 조건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8월 금리 인하는 연내 1회 인하로 제한하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 있지만, 7월 인하는 인하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인다”고 말했다.

전격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마이너스(-)0.4%를 기록하면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데다, 대외 환경도 갈수록 악화일로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한데, 이에 더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성장률 경로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 제재가 계속돼 반도체 수출이 추가로 타격을 받는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0.3%포인트나 낮춘 것도 이례적이다. 과거 수정폭이 0.1~0.2%포인트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큰 폭이어서다. 물가상승률도 0.4%포인트나 낮춘 0.7%를 예상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커졌다.

이날 발표된 2019년~2020년 잠재성장률 2.5~2.6%와 비교해 GDP갭(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총수요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요측 요인은 공급측 요인과 달리 전방위적 물가하방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성장률과 물가를 일제히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 대한 전망 역시 종전보다 빨라진 4분기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한미감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는 점도 한은의 전격 인하 결정을 덜어준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서 한미간 금리차는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달 말(30~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거의 기정사실화된 만큼 금리차는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고승범 한은 금통위원은 앞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에 앞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연준이 이달 금리를 내릴지는 두고봐야하고, 우리가 연준과 일대일 대응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당장 자본유출을 걱정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더라도 차익거래유인 등으로 자본유출 우려가 적은 만큼 연준보다 선제적 금리인하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극하면서 금융불균형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이날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은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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