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에 목매는 은행들‥"20대여! 작은 성공 맛보라"

'카뱅 저금통' 출시…매일 1000원 미만 잔돈 모으는 저축
시중은행·핀테크·금융투자사, 잔돈 저축·투자 서비스
"20~30대에 아이디어 상품 인기"
  • 등록 2019-12-10 오후 4:52:11

    수정 2019-12-10 오후 6:41:34

카카오뱅크, ‘저금통’ 출시. (자료=카카오뱅크)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금융권이 때 아닌 ‘잔돈 금융’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00원 미만의 잔돈을 활용한 각종 금융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금융 경험이 많지 않은 20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이다.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10일 고객이 보유한 입출금계좌에서 매일 1~999원의 금액을 자동으로 모아주는 소액저축상품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출시했다.

호주머니에 남아있는 잔돈을 저금통에 넣듯이 매일 1000원 미만의 금액을 별도의 계좌로 모아주는 상품이다. 수신금리는 연 2.0%를 제공한다. 최대 10만원까지 모을 수 있다.

실제 저금통처럼 쌓인 금액을 실시간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매월 5일)만 ‘엿보기’ 기능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만, ‘햄버거’나 ‘패밀리 레스토랑’ 이모티콘 등을 이용해 금액의 대략적인 규모를 추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잔돈 금융 서비스는 은행 입장에서는 별로 ‘돈’이 되는 상품이 아니다. 잔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수신’ 금액 자체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잔돈’ 상품

IBK기업은행의 ‘IBK평생설계저금통’은 카드 결제 때 가입자가 미리 정한 금액이나 1만원 미만의 잔돈을 적금이나 펀드로 자동이체하는 구조로 상품을 만들었다. KB국민은행의 ‘KB굿플랜적금’도 비슷한 구조다. 굿플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이용금액 20%를 별도로 카드결제 계좌에서 적금 계좌로 저축해주는 기능을 넣었다. KDB산업은행의 ‘데일리플러스 자유적금’ 역시 체크카드를 결제하고 남은 자투리 금액(단위금액-결제액)을 자동으로 적립해준다.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토스카드를 이용할 때마다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생기면 미리 지정한 은행계좌에 자동 저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중에선 웰컴저축은행도 1000원 또는 1만원 미만 잔액을 입출금계좌에서 적금 계좌로 이체해주는 ‘잔돈모아올림적금’을 판매 중이다.

잔돈 금융은 20대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명품 소비에는 친숙하지만, 예·적금의 경험도 많지 않고 꾸준한 저축에 상당히 힘들어 한다”면서 “작은 금액이라도 저축했을 때 목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작더라도 성공한 금융 경험을 만들어주면 장기적인 소비자로 유인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성공 경험을 만들어라”

투자의 경험 역시 마찬가지다. 한번도 주식투자에 나서지 않는 20대에게 펀드 가입이나 주식투자에 나설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본인에게 부담이 없는 소액으로 펀드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맛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액이 작더라도 실현 가능한 수익률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소비자는 본격적인 투자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 역시 이런 점을 노렸다. 카드사용 때 생기는 자투리 금액 또는 고객이 지정한 일정 금액으로 주식에 투자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신한금투의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서비스를 활용해 아마존과 애플, 스타벅스 등 해외 유명주식을 소액으로 0.01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5000원 수준의 부담 없는 금액으로 해외투자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 7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KB국민은행의 ‘KB라떼 연금저축펀드’는 5000원이 라떼커피 한 잔 값이라는 데 착안했다. 라떼커피 한잔 값인 5000원을 수시로 펀드에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펀드투자의 경험치를 높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20~30대 젊은 고객층에서 카드소비와 연계된 아이디어 소액저축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금융회사들이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면서 “성공한 습관을 길러주는 게 장기적인 금융고객을 잡아두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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