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美 50개주 모두 문 연다…'불안한' 경제 재개

코네티컷주, 알래스카주 등 경제 재가동
비상사태 선포 이후 처음 50개주 문 열어
실업자 3650만명…美 디플레 우려 엄습
이대로면 경제 망가져…절박한 美 정부
문제는 2차 확산 딜레마…CDC마저 경고
  • 등록 2020-05-21 오후 7:44:35

    수정 2020-05-21 오후 9:27:11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맨 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햄버거 식당에서 론 디샌티스 주지사(맨 왼쪽)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점심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이준기 특파원] 미국의 50개주(州)가 일제히 경제 재가동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지 두달여 만에 부분적으로나마 처음 셧다운(봉쇄)를 푼 것이다. 이대로 경제를 방치하면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론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최근 경제 활동을 다시 시작한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10% 이상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마저 있다. 미국이 경제 재개냐, 방역 강화냐, 두 갈림길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코네티컷주 일부 시설 영업 재개

20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마지막 남은 봉쇄지인 코네티컷주는 이날부터 일부 시설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재개에 돌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수용 인원 제한 지침을 지킨다는 전제아래 식당, 소매점, 쇼핑몰, 박물관, 동물원 등에 대한 규제를 푼 것이다. 코네티컷주와 함께 알래스카주 역시 22일부터 영화관, 체육관, 교회, 술집 등에 대한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규모 집회와 축제도 가능해진다.

이로써 미국의 50개주 모두 부분적인 혹은 전면적인 재가동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두달여 만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진앙지 격인 뉴욕주는 제한적으로 종교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지주사는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한다면 최대 10명까지 종교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되도록 드라이브인(drive-in·주차시설에 둔 자동차 내에서 용무를 보는 방법) 방식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12명으로 나타났다. 열흘 연속 200명을 밑돌며 진정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럼에도 전면적인 재개까지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다수다. 뉴욕주에서는 지난달 한때 하루에 700명 이상이 코로나19 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미국이 서둘러 50개주의 문을 여는 건 경제 때문이다. 소비와 생산 활동이 멈추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경제가 침몰하다시피 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가비상사태 당시인 3월 중순 이후 8주간 미국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만 3650만명에 이른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직장을 잃어 급여를 받지 못한 탓에 돈을 쓰지 못한 탓에 나온 ‘우울한’ 통계다.

이날 나온 연방준비제도(Fed)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지난달 28~29일 통화정책회의)을 보면, FOMC 위원들은 “코로나19 쇼크로 미국 경제가 보기 드문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 있다”며 “적어도 올해 안에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는 경제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파올라 데 미켈리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3월 초 폐쇄했던) 모든 공항을 다음달 3일 이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공항 문을 연다는 건 이탈리아의 주요 먹거리인 관광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 소속 여객기가 20일(현지시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CDC “올해 내 2차 팬데믹 닥칠 수도”

문제는 사람간 접촉이 빈번해지는데 따른 2차 팬데믹 우려다. CNN이 존스홉킨스대 분석을 인용한 결과, 경제 활동을 재가동한 미국 내 17개주에서 최근 1주일 사이 신규 확진자가 10% 이상 늘어났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백신이 없다는 불안감이 크다. 최근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의 1차 임상시험 발표를 두고 뉴욕증시가 크게 출렁인 게 그 방증이다.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은 모더나의 발표 이후 의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 결과에서 핵심 데이터가 빠져 백신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누바르 아페얀 모더나 회장은 곧장 왜곡·과장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봉쇄 완화를 시사하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콘테 총리는 “지금은 파티를 즐길 때가 아니다”며 “방역 조치를 지키지 않으면 감염자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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