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새 신고가 1위 서초구
17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날까지 매매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중 신고가 거래는 1060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자치구는 서초구로 나타났다. 전체 신고가 거래 중 8.68%(92개)를 차지했다. 이어 강남구가 92개(8.58%)로 그 뒤를 이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5월9일 기준)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0.11% 하락한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값은 0.40%, 0.26% 올랐다.
당초 시장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집값이 단기 급등할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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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전날 취임사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질서있게 실행하겠다”며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금리민감도 낮아..강남 재건축 수요 이어질 듯
하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면적 130㎡는 37억원(6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보다 5억원 올랐다. 1988년 준공된 삼풍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예비안전진단 절차에 착수했다. 239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재건축 사업이 이뤄질 경우 일대 대장주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세를 살고 5월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37억원에 실거래가 나왔기 때문에 그 이하 매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전용 88㎡도 지난 3일 전고점 대비 3억4000만원 오른 19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60㎡ 역시 이달 초 17억4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신고가보다 3억5500만원 상승했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책 역시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강남 재건축 단지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시기적인 문제일 뿐 규제 완화 기조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애시당초 강남 재건축·초고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낮다. 이들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