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노인과 도우미 로봇, 감춰진 기억의 진실은

창작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여성의 관점에서 그린 여성의 이야기
10월 28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
  • 등록 2018-08-10 오후 5:05:49

    수정 2018-08-10 오후 5:05:49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의 한 장면(사진=크리에이티브와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엠마는 스스로를 집에 고립시킨 채 살아가는 외로운 노인이다. 늙고 병든 육체에 생을 끝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자살할 용기는 없는 여자다. 그런 엠마의 집에 어느 날 정부에서 제공하는 독거노인을 위한 도우미 로봇 스톤이 찾아온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스톤을 통해 엠마는 잊고 있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독거노인과 도우미 로봇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창작뮤지컬이 대학로에서 초연 중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작가로 참여한 박해림이 극작과 연출을 맡고 뮤지컬 ‘판’으로 주목 받은 신예 작곡가 박윤솔이 음악을 담당한 작품이다.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박 연출은 “3년 전 학교 수업 때 떠올린 노인과 로봇의 이야기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며 “자신의 기억을 등진 채 살아가던 여자가 그 기억과 대면하고 이를 인정하면서 집밖으로 나오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남자 배우 중심의 작품이 다수인 대학로에서 여자 배우를 내세운 흔치 않은 작품이란 점에서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배우 정영주, 유연, 정연이 주인공 엠마 역을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정연은 “(엠마는) 앞길이 창창한 사람이 아닌, ‘누가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반대 위치에 있는 캐릭터”라며 “여성의 이야기로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유연은 “여자 주인공의 삶을 다루거나 여자의 관점에서 풀어낸 작품이 많이 없었기에 대본을 읽으며 작품이 너무 욕심이 났다”며 “엠마를 통해 성장과 치유를 전하는 작품으로 나 역시 성장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에서 맹활약 중인 정영주는 오랜만에 창작뮤지컬로 대학로에 올라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첫 뮤지컬이 창작뮤지컬이었기에 늘 창작뮤지컬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대본을 보고 일말의 여지없이 선택했고 배우, 창작진과 치열한 열정을 쏟아 부어 함께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과 로봇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작품은 극이 전개되면서 이들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로 일종의 반전을 선사한다. 로맨틱 코미디 같은 톡톡 튀는 제목과 달리 극 후반부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을 배치해 뜻밖의 감동을 전한다. 엠마의 외로움을 표현한 회색톤의 무대, 숨겨진 기억의 아련함을 표현하는 파스텔톤의 조명도 인상적이다.

정영주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어떨 때는 버텨내는 것이 되기도 하며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하는 작품”이라며 “자극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는 요즘 1시간 30분 동안 실컷 울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자신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로봇 스톤 역은 배우 이율, 고상호, 이휘종이 맡는다. 이들 외에도 배우 박지은, 임예슬, 최석진, 이상운 등이 출연한다. 10월 28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의 한 장면(사진=크리에이티브와이).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의 한 장면(사진=크리에이티브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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