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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일가 횡령·배임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한 신 총괄회장은 재판 시작 후 30분 가까이 지나서야 법정에 도착했다. 재판정에서 신 총괄회장은 재판부의 각종 요구에도 아무 답변을 하지 못하고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변호인단 중 한 명인 조문현 변호사가 다가가 “여기는 법정이다. 회장님이 재판을 받는 것이다. 회장님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고 알려줬지만 신 총괄회장은 “내가 횡령했다고?”를 반복하며 혼잣말을 계속했다. 그는 이후에도 “이게 뭐하는 것인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는 “재판 중인 건 아시나? 재판 중인 거 모르세요?”라는 재판부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 변호인은 “중간중간 기억을 못 하지만 재판을 하는 건 아신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직후부터 인근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게 일본어로 지속적으로 말을 건넸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에게 신 총괄회장 옆자리로 자리를 바꿔 앉아 이례적으로 대화를 허가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후에도 일본어로 “롯데그룹은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날 기소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재판부 명령에 따라 법정에서 퇴정 하는 중에 한국어로 “할 말 있다”고 소리쳤다. 재판부가 발언을 허가하자 방청석 앞에서 “여기가 어디냐. 왜 여기 있느냐”며 “롯데는 내가 만든 회사다. 내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날 기소할 수 있느냐. 책임자가 누구냐”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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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결국 신 총괄회장에 대해 “재판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변론을 분리, 별도로 재판을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판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