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남부지방 강타…인명·재산 피해 속출(종합)

추락 등으로 4명 숨지고 3명 실종돼
22만가구 정전 울산 거제 업체들 침수로 공장 가동 중단
안전처 6일부터 피해신고 접수 이달 말까지 복구계획 수립
  • 등록 2016-10-05 오후 6:15:13

    수정 2016-10-05 오후 6:50:17

[이데일리 이지현 성문재 한정선 기자] 초가을 태풍 ‘차바’가 제주와 남부지방을 강타해 7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차바는 6일 새벽 일본 센다이로 이동하면서 힘을 잃어 열대저기압부로 약화했다.

제18호 태풍 차바는 중심으로부터 초속 15 ㎧의 바람이 부는 반경이 300㎞ 미만인 소형이었다. 하지만 강도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33∼44㎧로 강도분류 4단계 중 3단계인 강도 ‘강’을 유지하며 빠른 속도로 이동해 짧은 시간에 큰 비바람 피해를 냈다.

하늘길 바닷길 끊기고 울산·거제 산업현장 일부 작업 중단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 현재 4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실종됐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한 주택 옥상에서 정모씨(90·여)가 1층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고 영도구 동삼동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며 1명이 숨졌다. 가덕도에서는 1명이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울산에서는 최모씨(61)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사망했다.

여수 오동도에서 선박이 좌초돼 탑승 선원들이 구조되고 있다.(사진=여수해경 제공)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강모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오전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도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57)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21만 9863가구는 정전피해를 봤다. △부산 8만 3369가구 △경남 7만 7969가구 △제주 5만 2413가구 △전남 2959가구 △대구 3153가구 등으로 평균 복구율은 80%로 집계됐다. 전남 7개 시·군 1183헥타르(ha)에 이르는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울주 언양읍 현대아파트 등 900여대 차량도 침수됐다.

산업계 피해도 잇따랐다. 싼타페와 아반떼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005380) 울산 1·2공장 생산라인 일부가 침수돼 오전 11시 10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야적장 등에 있던 출고대기 차량은 대부분 침수 전 고지대로 이동조치 했으나 일부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울산조선소의 야외 작업을 중단했다. 조선소 작업장의 피해 사례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운전 중인 선박 6척을 태풍 상륙 전에 영향권 밖인 울릉도 쪽으로 옮겼다. 창원에 공장을 두고 있는 LG전자(066570)는 오전 10시 전후에 침수 피해를 우려해 라인별로 시차를 두고 30분에서 1시간 가량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태풍 피해로 경남 거제 일부가 정전되며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조업이 온종일 중단됐다.

하늘길과 바닷길 육로도 중단돼 차질이 빚어졌다. 신경주역과 울산역 사이를 이어주는 전력선이 끊어지며 KTX 경부선 열차 운행이 3시간 정도 중단됐다. 강한 바람과 폭우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120편이 결항했다. 이 때문에 승객 6천500여 명의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대마도, 후쿠오카, 오사카, 시노모세끼 등을 오가는 여객선 4개 항로는 통제됐고 국내선 63개 항로 96척도 발이 묶였다.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해상교량의 차량 통제도 잇따랐다. 오전 8시를 기해 부산과 거제도를 오가는 거가대교와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여수 오동도 방파제에선 피항 중이던 1321톤 여객선 미남크루즈호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좌초돼 6명이 바다에 빠졌으나 해경에 의해 바로 구조됐다.

안전처는 “오는 17일까지 사유시설 피해신고 접수를 받을 계획”이라며 “지자체 공공시설 피해조사는 14일까지, 중앙합동조사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해 이달 말까지 수해지역 복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가 가을 태풍 가능성은 희박

이번 태풍은 남부지방에 기록적인 비를 뿌렸다. 4일부터 5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윗세오름 659.5㎜ △서귀포 289.1㎜ △울산 매곡 374㎜ △여수 돌산 206.5㎜ △부산 금정 181.5㎜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해 지반이 약화된 경주 토함산에는 무려 278㎜의 비가 내려 바닷가와 인접한 지역에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국가태풍센터는 10월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태풍은 평년 0.1개로 태풍 차바가 한반도에 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태풍관측을 시작한 1904년부터 2015년까지 345건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이 중 10월에 피해를 준 경우는 10건에 불과하다. 10월 태풍 피해는 아주 드문 것이다.

가장 최근에 영향을 준 10월 태풍은 2014년 10월 12일에 왔던 제19호 태풍 봉퐁이었다. 하지만 봉퐁은 해상을 스치고 지나가 경상도 해안 부근에만 강풍주의보가 발효됐을 뿐이다. 차바와 유사하게 내륙 부근으로 태풍이 온 경우는 2013년 10월7월에 왔던 제24호 태풍 다나스였다. 당시 다나스로 전남, 부산, 경남 등 남부지방에 태풍특보가 발효됐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이번처럼 가을에 큰 영향을 끼치는 태풍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 가을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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