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나는 탄핵에 책임이 없다. 사심도 정치적 욕심도 없다”(인명진 위원장) vs“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되신 분께서 아무 욕심 없다고 하면 안 된다. 떠난다는 생각으로 일하면 안 된다”(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화합을 위한 행사라더니 분열만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새누리당은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국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반성과 화합과 다짐’.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과 내분 사태로 벼랑 끝에 놓인 새누리당의 쇄신을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토론회의 취지와 달리 참석자들은 서로의 책임을 몰아세우며 실망감을 안겼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했지만 정작 쓴소리가 오고가자 책임을 미루기 바빴다. 행사의 취지에 맞는 포용의 자세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크고 작은 언쟁도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날 충남 천안에서 올라온 최민기 당협위원장이 인 위원장에게 “당 내 내부싸움 끝내달라. 내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서청원 의원과 화합해 당 개혁안 내달라“고 최근 내부 분열 사태를 꼬집는 발언하자 인 위원장은 “내가 싸우러 왔나. 이건 사람의 문제다. (새누리당이)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아니냐. 왜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대치 중인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계 인사는 불참했으나 친박계 인사와도 고성이 오갔다. 이세창 상임전국위원은 “당원들에게 상처없이 하셔야 되는데 수십년 혹은 반세기를 국가와 당을 위해 선출된 지도자(서청원 지칭)에게 성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하자 인 위원장은 “상임전국위원 회의 나오셨나? 나오셔서 하셨어야지”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에 청중들이 이세창 위원을 향해 “오늘은 반성의 자리다” “당장 앉으세요”라고 외치며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어수선한 행사 분위기에 당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평택에서 올라왔다는 한 사무처에서 직원은 “행사에 참석해보니 더 실망이 크다”면서 “같이 당에 들어온 사람들은 다 탈당했는데, 나도 다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다른 한 사무처 직원은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느냐”면서 “이제부터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을 비롯해 원외당협위원장과 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여했다. 오전에는 ‘인명진 위원장과의 대화’ ‘국민쓴소리:경청 및 반성릴레이’ 시간을 가진 뒤 오후에는 참석자들이 총 16개 조로 나뉘어 ‘분임토의’ 시간을 가진다.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명진 위원장이 쇄신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