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25% 급락..브라질 채권·주식 투자자 발동동

헤알화, 원화 대비로도 17% 하락..10년물 국채금리 9→12%대로
브라질 주식형 펀드 수익률 연초 18% 하락
  • 등록 2018-08-29 오후 6:20:30

    수정 2018-08-29 오후 7:06:4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투자자 A씨는 2016년말 2025년 만기 브라질 국채에 360만원어치를 투자했다. 당시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11%를 넘어 짭짤한 이자 수익이 기대됐기 때문. 이듬해부터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기준금리 인하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좋게 보였다. 그러나 변수는 환율에 있었다. 헤알화 가치가 가입 당시엔 1헤알화당 363원이었으나 최근엔 270원 아래로 하락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채권평가액은 25만원 수준으로 30% 넘게 떨어졌다. 작년 4월 950만원 가량을 투자한 B씨는 채권평가액이 34%나 급락했다. 그나마 매년 두 차례 나오는 이자가 위로라면 위로였으나 이를 합해도 원금보다 낮은 상황이다.

최근 터키발 금융불안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발을 동동거리게 만든 곳은 7조원대 자금이 묶여 있는 브라질이다. 올 들어 헤알화 가치 하락에 따라 브라질 채권·주식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 전까진 헤알화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 신규 진입에도 신중해야 한단 전망이 나온다.

헤알화, 이달 들어서만 10% 급락..터키 다음으로 가장 하락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7개 증권사의 8월말 현재 브라질 국채 판매 누적액은 7조 2000억원 수준이다. 브라질 증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설정액도 1400억원 규모로 총 7조 3400억원가량이 브라질에 묶여 있다. 문제는 올 들어 투자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단 점이다.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가입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10% 안팎의 이자가 지급된다고 해도 이자 지급의 기준이 되는 헤알화 가치가 채권 금리보다 더 하락하면서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하고 있다. 또 가장 많이 유통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월말 9.38%까지 떨어졌으나 22일엔 12%를 넘어 2016년 12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은 채권 값이 하락한단 뜻이기 때문에 국채 투자자들은 채권평가손실과 헤알화 가치 하락을 동시에 겪어야 한다.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8개 브라질 주식형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7일 현재 마이너스(-) 17.9%에 달한다. 브라질 보페스파 지수는 연초 이후 2월말 고점(8만8317.83)까지 15.6% 급등했으나 고점 이후 12.3% 가량 하락했다.

투자수익률 하락은 환율 때문이다. 올해 들어 달러당 헤알화 가치가 4헤알을 넘어서는 등 24.8%나 급락했다. 이달에만 10% 떨어졌다. 헤알화는 최근 한 달 간 터키 리라화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헤알화당 원화값도 작년말까지 320~330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270원 아래로 떨어져 연초 이후 17%가량 하락했다.

정치 불확실성 커져..헤알화 추가 하락 가능성

헤알화 급락은 터키 금융불안에 신흥국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이달 15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이 마무리됐는데 수감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37%의 지지율을 받아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다. 금융시장이 가장 선호한 우력 후보였던 중도우파 성향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는 5%의 지지율로 5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 가능과 관련한 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아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그가 당선될 경우 재정개혁 후퇴, 세금부담 강화, 자본통제 등이 예상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이런 우려 때문인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브라질 주식형 펀드 자금은 10주 연속 순유출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브라질 주식형 펀드 자금이 작년엔 68억원 유입됐으나 올 들어선 76억원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저가 매수에도 신중해야 한단 입장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의 환율 급락은 정치 불확실성과 나아가 재정건전성 우려 때문”이라며 “대선 전까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자본이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채 투자 역시 신중해야 한단 분석이다. 브라질은 작년에만 기준금리를 6.75%포인트 내렸고 올 3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엔 금리 인하 기대가 거의 줄어든 상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 우려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채권값 상승) 가능성은 낮단 분석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17일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한 후에 채권 투자를 고려해도 늦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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