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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올해 8월을 전후해 테이퍼링 신호가 나올 것이라는 게 시장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통해 돈줄을 좌우하는 연준의 결정은 세계 각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은 26일(현지시간)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향후 몇 달간 경제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정례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며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해 팬데믹 이후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등을 매입하는 양적완화(QE)를 실시해 왔다. 완전 고용과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QE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연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근래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연준 일각에서는 QE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퀼스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지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대중들이 테이퍼링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다.
최근 테이퍼링에 대한 연준의 기류는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앞서 전날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때가 올 것”이라며 “그 시점에서 우리는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퍼링 논의를 늦추기보다 서둘러야 한다”(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연준은 선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의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장은 특히 잭슨홀 미팅에서 신호가 나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CNBC는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는 여름 내내 시장을 긴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 이후 연준은 올해 연말을 전후해 실제 테이퍼링에 돌입하고, 그때부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빨라야 2024년”이라는 연준의 인상 시기 전망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