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의 여파가 국내 여행지까지 미치고 있다. 국내 여행객들은 ‘아무리 국내여행이라도 걱정이 된다’며 줄줄이 예정된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또한 괌이나 사이판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지역도 가길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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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폐렴’ 불안감이 국내 여행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박모(38)씨는 “2월 중순에 제주도 여행을 예약했는데 제주도는 괜찮을지라도 사람 많은 공항에 가는 것 자체가 무서워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29일 현재 온라인에서는 ‘폐렴 때문에 제주 여행이 걱정된다’는 게시글이 지난 일주일 사이 700건 넘게 올라오고 있다. 실제 경기도 시흥의 한 여행카페에는 ‘여행은 즐거워야 하는데 공항에서부터 중국인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고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이번 명절에 제주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예정된 제주도 출장을 미루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항공사 업체 진에어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로 ‘신종 코로나 때문에 불안하다’며 제주도행 항공권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체감상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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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여행사에서는 1월 말~2월로 예정된 중국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이 90%에 달했다. 다른 미국 영토와 달리 중국인이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고 비행기로 4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사이판도 국내 여행객들에겐 기피 대상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춘절(중국 설날) 이후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보도가 늘자 괌이나 사이판 등 여행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문의도 많아졌다”고 했다.
취소 수수료를 감내하면서까지 동남아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동남아 여행의 경우 100% 환불 규정을 따르고 있는 중국 여행과는 달리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평소보다 3배 이상 취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는 이번 춘제(중국 설날) 연휴에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혔다.
이밖에도 여행객들은 ‘6월 제주도 여행도 불안하다’며 수개월 뒤의 국내외 여행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어 여행업계에 미칠 ‘코로나 리스크’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