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유통업체 신용도 '비우호적'…"온라인 경쟁 치열"

이커머스 온라인 침투율 세계 2위
전체 소매시장 475조원의 33.6%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인수 자금 부담
  • 등록 2021-08-12 오후 6:03:39

    수정 2021-08-12 오후 6:03:39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유통업체 신용도 전망이 비우호적이라 평가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온라인 침투율은 지속해서 상승해 오프라인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업체 간 인수합병(M&A)과 사업제휴 가속화로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한 점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2일 한신평은 ‘글로벌 사례에 비춰 본 국내 시장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소매유통산업의 전망을 ‘비우호적’이라 판단했다.

한태일 한신평 연구원은 “한정된 소매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소비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이로 인해 주요 사업인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새로 나타나고 있는 소비·공급 측면의 변화에서도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한 점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온라인 침투율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59조원으로, 전체 소매시장 475조원의 약 33.6%를 기록했다.

글로벌 이커머스 최대 시장은 중국이다. 2020년 온라인 시장규모는 약 2000조원, 전세계 이커머스 시장의 약 40%에 해당한다. 중국의 전체 소매판매 거래액 중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에 달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중국이 온라인 시장잠식 한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며 “이미 중국이 1~2년 내 온라인 소비 비중 50%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이커머스의 사업환경과 소비성향 또한 중국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국내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비 비중의 50대 50이 머지 않았다”고 예상했다.

주요 선진국 대비 한국은 작은 경제 규모에도 온라인 시장 성장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매출 성장에만 집중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전략과 가속화되는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전환, 낮아지는 출산율과 가구 구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핀테크 등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이커머스로 넘어가고 있다.

또 온라인 전환의 추세적 흐름이 강해지면서 2021년 시장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유동성을 대폭 확충했고, 이베이코리아와 같은 대형플랫폼의 인수도 확정됐다. 네이버(035420)와 SSG닷컴·대한통운 간 제휴, 이마트(139480)의 W컨셉코리아 인수, 카카오(035720)의 지그재그 인수 등 중·소규모 플랫폼의 인수합병도 다수 이뤄졌다.

한 연구원은 “인수합병과 제휴, 신규 진입 또는 철수 등 시장 전반의 구도 재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 차례 경쟁 구도가 축약됐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 참여자는 여전히 복잡하고 많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점유율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이 유리하고,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연관산업으로의 확장과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 내 만연한 저수익 경쟁과 높은 투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이마트의 경우 부족한 온라인 역량을 메우기 위해 지난 6월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 계약에 서명했다.

한 연구원은 “소매유통시장 내 쿠팡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인수로 이마트는 표면적으로 쿠팡을 상회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이 크다”며 “인수 후 늘어나는 실질 차입 부담은 3조원(인수자금 3조4000억원-이베이코리아 보유 현금 4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흐름의 개선 효과는 연간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인수 이후의 영업전략과 성과도 부담이다. 기존 이베이코리아의 소비자·셀러들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고,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추가적인 비용부담으로 기존사업의 수익구조나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롯데쇼핑(023530)과 홈플러스는 아직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홈플러스는 현금창출력 대비 다소 높은 차입 부담으로, 디지털 전환에 신중한 모습이다.

한 연구원은 “저수익 매장의 폐점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매장의 물류 거점화를 통해 온라인 역량에 대한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략 수립은 기존사업 정비와 차입 부담 완화가 이뤄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 연구원은 “개별업체의 신용도 변동성은 높은 수준이다”며 “공격적인 투자에는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따르는 반면, 기존 사업에만 집중할 경우에는 중·장기적 펀더멘털 훼손 우려가 있다. 각 사의 향후 전략과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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