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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방성훈 기자] 22일(현지시간) 영국 북서부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직후 발생한 폭발로 사망자수가 어린이를 포함해 22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 수는 5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사상자 숫자는 2005년 7월 런던테러로 52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이후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 피해 규모 중 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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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홉킨스 그레이트맨체스터 주경찰국장은 이날 “즉석폭발장치를 이용한 테러범의 단독 자폭테러로 보인다”며 “배후 단체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 경찰은 1명이 자살폭탄공격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 공격 직전에 공연을 마친 그란데(24)는 전날 폭발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가슴이 찢어졌다”며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너무너무 안타깝다(so so sorry). 도저히 할 말이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 연예매체 TMZ는 오는 25일 런던 O2 아레나에서 예정됐던 그란데의 콘서트 개최 여부가 미정이라고 전했다. 콘서트가 위험할 수 있을 뿐더러 그란데가 공연할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네일 폭탄` 사용 추정…또 IS?
이번 테러 추정 폭발 사고에 ‘네일 폭탄’이 사용됐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네일 폭탄은 강철 구슬, 면도날, 못 등 날카로은 금속 파편을 담아 위력을 증가시킨 폭탄이다. 영국 경찰은 버려진 배낭을 이용했거나 자살 폭탄 테러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영국 경찰은 “테러가 아니라는 분명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보국 MI5는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 단계로 설정했으며 이는 테러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폭발 발생 지역은 경기장과 빅토리아역을 연결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들이 한 곳에 몰리는 곳에 폭발물을 설치한 점,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 IS는 테러 지원자를 모집하는 내용이 담긴 44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영국인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IS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영국을 목표로 삼아 왔었다고 덧붙였다. 반(反)테러 당국자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 격퇴를 위해 더 많은 군사적 타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타는 실종자 가족…온정 손길도
한편 폭탄 테러 이후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과 친구를 찾는 애타는 글이 온라인상에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실종자를 찾는 사연 가운데는 특히 청소년이 많았다.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온 이들을 돕는 손길도 이어졌다. 지역 주민들과 택시 운전사들은 교통 통제로 옴짝달싹 못 하게 된 이들에게 숙박을 제공하거나 집까지 태워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트위터에는 방이나 소파를 내줄 테니 하룻밤 쉬어가도 된다거나 맨체스터 밖으로 나가도록 도와주겠다는 글이 앞다퉈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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