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쿠팡이 발표한 청사진이 실현가능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쿠팡은 사업적 가치가 높은 회사를 대상으로 투자 및 M&A(기업 인수합병)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사업과 연계 가능한 △IT기술 기업 △커머스 △디지털 컨텐츠 △핀테크 분야의 투자를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의 원칙은 2가지로 정했다. 고객 편의성 증대 및 서비스의 다양화를 통해 ‘고객 가치 극대화’와 기존 사업자와 소통과 교류를 기반으로 한 ‘기업가정신 존중’이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리더와 우수한 IT개발자 등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쿠팡은 이번 투자업무를 위해 ‘투자개발실’을 신설하고 정상엽 전 캡스톤파트너스 투자팀장을 투자개발실장으로 영입했다. 정 실장은 캡스톤파트너스에서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업무를 맡아왔다. 부서의 전체 인력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영입인력을 꾸준히 물색 중이다.
하지만 쿠팡의 이번 선택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쿠팡이 선택하기엔 다소 무리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1200억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 역시 손실폭이 작년의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나 M&A에는 모두 대규모 지출이 뒤따른다. 현재의 적자상황에 로켓배송(오는 2017년까지 1조5000억원 투자)까지 감당하는 일이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마트의 쿠팡 조준사격에 대한 대응사격으로 쿠팡이 ‘M&A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는 쿠팡에게 빼앗긴 온라인 주도권을 찾기위해 지난달부터 온·오프라인 전 채널 최저가에 생필품을 판매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라면서 “이미 연초에 정상엽 팀장이 영입됐으며 이마트 가격전쟁과는 관련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