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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대표단은 워싱턴에 도착했다. 대표단에는 이강 (易綱) 인민은행 총재, 닝지저(寧吉喆)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 랴오민(廖岷) 재정부 부부장,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 등이 포함됐다.
이 대표단은 30~31일 양일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만나 무역협상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류 부총리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지난 7~9일 중국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의 후속 조치이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번 협상이 차관급 협상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중국 측도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할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합의가 이뤄지면 이 합의가 확실히 이행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3월 2일까지 양측이 합의한 무역전쟁 휴전이 끝나는데다 다음 달 중국이 일주일을 춘절(음력설) 연휴로 쉬는 만큼, 양측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빠르게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협상도 난항이 펼쳐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바로 ‘화웨이’ 문제 탓이다. 이날 미국 법무부는 화웨이와 자회사 ‘스카이콤’ 및 ‘화웨이 디바이스USA’ 그리고 이미 캐나다에서 체포된 바 있던 멍 부회장을 기소했다.
이번 기소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둔 시점에 이뤄진 만큼, 양국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 기소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2대 경제 대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이번 기소는 화웨이가 세계 각지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뿐 아니라 미·중 무역협상까지 좌초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이 무역협상을 앞두고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화웨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넬슨 커닝햄 미국 전 연방검사는 “국제문제에 한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부가 상신한 건을 기각할 권한이 있다”며 “멍 부회장을 두고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거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