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격' 침통한 KAI, 상반기 적자 전환

상반기 영업손실 273억…매출 1.1조로 ↓
수리온 납품 중단·검찰 수사로 타격
  • 등록 2017-08-14 오후 8:11:59

    수정 2017-08-14 오후 8:11:59

한국항공우주산업 서울 중림동 사무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검찰로부터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올 상반기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KAI는 또 제품 원가를 부풀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4년간 회계 기록을 점검하고 정정 공시했다. 다만 외부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공정하게 표시되지 않은 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적정’ 결론을 내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KAI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KAI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73억34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5.1% 줄어든 1조1324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손실은 431억6300만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올 상반기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한국형 기동 헬기 ‘수리온’ 납품 중단과 무관치 않다. KAI는 방위사업청에 수리온 개발 원가를 실제보다 약 540억원 부풀려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AI는 2012년 12월부터 수리온을 제조해 방사청에 납품했다. 그러나 잦은 고장 등 결함이 발견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수리온 납품도 중단됐다.

검찰은 KAI가 원가를 부풀려 분식회계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그러나 외부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KAI 감사보고서에서 “공정하게 표시하지 않은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검찰과 회계법인이 KAI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렸다.

KAI는 이날 회계 기준을 자체 점검해 2013년부터 2016년 회계연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정정 공시했다. KAI는 금융감독원 감리와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하성용 전 KAI 사장 재직 시기의 실적을 모두 정리했다.

지난 4년간 매출 누계는 10조2979억원으로 수정 전보다 350억원가량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누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 734억원과 427억원 늘어났다. KAI가 그동안 고수한 독특한 매출 산정 방식을 바꿔서 이전보다 매출액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검찰과 금감원은 KAI가 이런 방식으로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고 분식회계 여부를 조사 중이다. KAI는 외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 권고를 받아들여 사업 진행률에 맞춰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재산정했다.

그동안 KAI는 건설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매출액을 계산했다. KAI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주는 시기에 대금(선급금)을 지급한다. 그러면 KAI는 매출이 발생했다고 회계에 포함했다. 건설사도 협력업체에 도급을 주면서 선(先) 매출로 인식하고 회계 처리한다. KAI가 이 부분을 조정하면서 매출액은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늘어났다. KAI가 그동안 일반적인 회계 방식과 다른 방식을 적용해 영업이익을 산정했기 때문에 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수주 산업 특성상 개발을 진척시키지 못할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영업이익으로 계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영업이익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영업이익이 다소 증가했다.

KAI는 검찰 수사에서 결백을 증명해야 하반기에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KAI는 오는 12월 17조원 규모인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KAI는 미국 최대 업체인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자사 제품 수출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만약 검찰 수사 결과 심각한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KAI는 APT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KAI가 APT 같은 국외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보츠나와 수출 등에 성공하면 재평가받을 수 있다”라며 “국내 항공방산업체 가운데 KAI를 대체할 방산업체가 없으므로 연말 전까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어야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13년~2016년도 매출액·영업이익 정정 (표=한국항공우주,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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