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취임 2년 구광모, 실용주의 경영 안착..넘을 과제도 산적

LG그룹 회장 취임 2주년..젊고 민첩한 조직문화 조성
어려운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미래 먹거리 지속 투자
무역분쟁·코로나19·안전사고 등 변수 속 도전 강조
  • 등록 2020-06-29 오후 8:45:56

    수정 2020-06-29 오후 9:15:53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2018년 6월 29일 만 40세의 젊은 나이로 연매출 160조원의 거대 그룹을 이끌게 된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 ‘구광모 호(號)’의 항해는 파격 그 자체였다. 별도 취임식도 없이 그룹 경영에 나선 구 회장은 기존 형식을 걷어 낸 실용주의 문화를 조직 곳곳에 심어나가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젊고 민첩한 조직문화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철저한 미래 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리 잡은 실용주의 문화..‘젊어진 LG’

구 회장은 취임 직후 자신의 직함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격식과 형식을 뺀 실용주의 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구 회장이 실용주의 기업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그룹 성장을 위해 과거의 방식이 아닌 진정한 가치 있는 일에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제 구 회장 취임 이후 시무식 등 모임과 회의체가 크게 축소되거나 형식을 바꿨다.

구 회장은 그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하던 사업보고회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따라 수시로 전략을 논의함에 따라 올해부터 하반기에 한차례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보고가 아닌 토론 형식으로 격식 없는 소통을 이끌었다.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분기별로 개최하던 임원세미나도 ‘LG포럼’이라는 100명 미만 규모의 월례 포럼 형식으로 바꿔 임직원 간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구 회장은 사업현장 방문 때 직원이 업무에 지장을 받거나 과도한 준비로 인해 본연의 업무에 소홀하지 않도록 과거 계열사 CEO 등 여러 명의 경영진과 동행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실무 책임자 등 꼭 필요한 인원만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시무식을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캐주얼 차림으로 진행했고 2018년 말부터는 LG의 대부분 계열사가 자율복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구 회장은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과감한 세대교체 인사 단행 등 적극적인 외부 인재 수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선택과 집중’ 통한 내실 있는 미래 준비

특히 구 회장은 실용주의 경영 기조 속 미래 준비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 발굴, 육성도 내실 있게 추진 중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룹 총수로서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춰 미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비핵심 사업 영역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조정을 단행했다. LG전자(066570)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LG화학(051910)은 액정표시장치(LCD)편광판 사업을 정리했으며, LG유플러스(032640)도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업에서는 과감하게 발을 뺐다.

반면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성장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GM과 1조원씩 출자해 ‘얼티엄 셀즈’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말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의 방송·통신 융복합 경쟁력 강화를 위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LG헬로비전’을 출범, 방송통신 융복합을 선도 중이다. LG CNS는 지난 4월 맥쿼리그룹이 지분 35%를 약 1조원에 인수 완료하면서 신사업 영역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034220)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만 총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와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LG생활건강(051900)은 미국 뉴에이본과 일본 에바메루 등을 품는 등 성장사업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경영환경 급변..“과감히 도전” 강조

다만 3년 차를 맞은 구광모호의 순항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라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코로나19와 안전사고 등 변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28일 그룹의 R&D 단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은 실패다. 과감한 도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눈앞에 놓인 거대한 파도를 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의 이같은 의지에 따라 LG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해 디지털 시대의 고객과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 등을 변화시켜 궁극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글로벌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미래 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발생한 계열사 내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경영 환경 속에서도 구 회장 취임 이후 LG가 확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구 회장이 지난 2년 실용주의 철학 아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체질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2018년 9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난 이제 소녀가 아니에요'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