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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는 더 하락할(달러·위안 환율 상승) 여지가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안화 약세 견제구에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이유이지요.”(A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전쟁을 암시하면서 서울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환율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중 갈등이 심화할 수록 우리 경제의 환율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3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3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1124.1원) 이후 가장 낮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 마감한 것은 나흘 만이다.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반락하자 원·달러 환율도 이를 따라 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75%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아래를 바라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홍철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카드 이후 달러화 약세를 들고 나왔다. 연말에는 현재 대비 5%께 하락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게 유력하다”고 말했다.
다만 동시에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을 높게 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위안화 약세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약해진 펀더멘털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오히려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이날 장 마감께 달러·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2%께 상승한 6.7808위안에 거래됐다. 특히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절상 고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정반대 흐름을 보여 주목 받았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당 7위안까지 오른다는 전제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