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서울대공원 AI 방역…"진작 휴장했어야" 뒷북대응 논란

방역 전문가 "지난 11월 수도권까지 AI 확산됐을 때 휴장했어야"
  • 등록 2016-12-19 오후 7:08:23

    수정 2016-12-19 오후 7:08:23

서울대공원 황새 2마리 폐사..임시 휴원[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서울대공원이 개장 이래 처음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 1984년 개장한 이래 32년 만에 대공원에서 발생한 첫 AI 감염이다. 지난 16일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황새 2마리가 AI로 폐사한 데 이어 18일 같은 칸에 사육 중인 원앙 5마리도 AI H5 양성 반응을 보이자 대공원은 원앙 8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휴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수도권까지 AI가 확산됐을 때 동물원을 휴장하는 등 과감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물원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관람객을 받지 않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철새나 관람객에 의해 감염됐을 것”

서울시는 19일 AI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17일부터 휴장하고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날 동물원내 전체 조류 1200여수의 분변을 수거해 모니터링 실시 후 국립환경과학원에 AI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시는 검사 결과 고병원성 AI 양성 개체에 대해서는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살처분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동물원 사육 직원에 대한 외부 차단 조치로 40명을 향후 일주일간 동물원 내에서 숙식하며 근무하도록 했다.

조류와 접촉한 사육 직원 15명과 수의사 4명에게는 보호복 착용과 함께 항 바이러스제제(타미플루)를 복용하도록 했다. 어린이대공원의 조류들은 AI 검사결과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임시 휴장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학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감염 경로를 예단할 수 없어 휴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 주변 청계저수지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원앙들이 오염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공원 안으로 평소 야생 조류들이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람객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중앙 역학조사반이 서울대공원을 방문해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기섭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대공원은 조류들의 AI 감염을 예방하고자 2주에 한 번씩 조류 분변 검사를 하고 하루 1차례씩 소독을 했는데도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고 말했다.

이 동물원장은 “기존에는 AI에 감염된 조류들은 바로 죽어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이번 AI의 경우 감염된 조류들이 살아서 균을 전파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방역 전문가 “11월 경기도까지 AI 방역 뚫렸을 때 진작 휴장했어야”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한반도를 휩쓴 AI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탓에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 교수는 “한반도가 AI 창궐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11월에 이미 경기도까지 뚫렸는데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동물원이라면 진작 휴장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AI는 공기 중으로도 전염이 되고 있고 깃털은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이라며 “시의 뒤늦은 대응 때문에 그간 동물원에 입장한 관람객의 건강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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