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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의 경영 불확실성이 불거진 시기는 2014년 이희철 전 대표이사가 분식회계 등 혐의로 검찰 공소가 제기되면서부터다. 지난해 초 이 전 대표가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자 회사는 약 19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이씨는 보유주식(약 234만주) 전량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유지분과 경영권을 새로운 인수자(이후 이지앤홀딩스에서 에버솔루션으로 변경)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 실질심사 대상에 선정,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제도가 훼손돼 경영투명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만큼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같은 날 이씨의 보유주식이 국세청 압류 처분을 받으면서 일은 꼬이게 된다. 구속 수감된 최대주주의 지분을 팔수도 없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경영진들이 경영 정상화 과정을 속개해야 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KMH아경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씨가 현재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과 주주총회소집허가 등을 신청하며 훼방을 놓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법적 공방이 확대되고 논란이 커질수록 인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소액주주들도 회사 방침을 이해하고 협조해야한다고 회사측은 호소했다.
기존 인수 예정자였던 에버솔루션을 비롯한 주주들은 회사가 ‘깜깜이 매각’을 진행해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제약이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주주대상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주주들은 경영 정상화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주주들의 주된 비판은 회사의 일방통행식 의사소통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개인주주는 “소액주주 연대에 모인 주주들의 지분을 합하면 15%에 달하는데 회사는 이들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현재 경영진이 공개매각을 추진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버솔루션 관계자는 “경영 개선에는 동의했지만 공개매각은 협의한 것도 없고 단순히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연락 한 번 없었는데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현재 경영진이 자리 보전이나 사익을 위해 본인들에게 유리한 인수자를 미리 점찍어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새로운 인수자가 와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면 기존 경영진은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으로 자리 보전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선협상자측은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지만 소송 등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모두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앞으로 회사와 주주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라를 마련해 의견을 조율하겠다”며 “인수 조건 등도 IR에서 나온 의견 등을 반영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