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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펴고 있다. 기준금리인 당좌 계정 일부에 적용하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10년물 국채금리 목표치도 ‘0% 부근’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려면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BOJ가 올해 내에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 대다수는 BOJ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6개월 안에 추가 완화 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구로다 총재가 추가 완화 정책 가능성을 부쩍 언급하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 샹틸리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구로다 총재는 “만약 물가 흐름이 꺾인다면 즉각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저에는 ‘엔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엔화 약세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BOJ도 더 과감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엔저’는 아베노믹스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아베 정부 입장에서는 통화 가치를 끌어내려 일본 수출 기업에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엔저를 포기하기 어렵다.
최근 엔화 가치는 스멀스멀 상승하고 있다. 2015년 저점을 찍은 뒤 엔화 가치는 오히려 15% 정도 상승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7엔 정도다.
가뜩이나 아베 신조 총리의 연립여당이 선거에 승리했다. 아베노믹스는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엔화 강세 가능성에 일본 당국자들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일본의 ‘엔저’ 유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