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의 이게머니]우크라 전쟁에 성장 둔화…韓도 3% 힘들 듯

주요IB, 이달초 세계 성장률 전망치 4.0%로 하향 조정
우크라 사태에 원자재 폭등…인플레가 소비 위축으로
인플레 대응에 연준 등 통화긴축 강화…오버킬 우려
美·英·유로존 성장률 둔화, 韓 수출 수요 위축될 듯
中은 코로나19 확산에 셧다운, 성장률 추가 둔화되나
  • 등록 2022-03-14 오후 5:55:10

    수정 2022-03-14 오후 9:06:49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러시아가 원자재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의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경기 둔화를 더욱 자극, 오버킬(Overkill·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수요를 지나치게 억제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런 분위기에 에너지 수입국이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올해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러·우發 원자재 폭등→긴축 확산·소비 위축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투자은행(IB) 등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이달 초 4.0%로 예상돼 2월 초 대비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과 영국이 각각 0.8%포인트, 0.3%포인트 하향 조정되는 등 다른 지역보다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세계 성장률은 올해 플러스를 보이지만 추가 하향 조정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3월초 전망치 2월초와 비교 출처: 국제금융센터, 주요 투자은행(IB) 집계 등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성장률을 3.7%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영국 상공회의소는 영국의 성장률을 4.2%에서 3.6%로 낮췄다. 미국, 중국 등 G2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 성장률을 3.1%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의 코로나19 확산에 선진시 봉쇄 조치 등이 이뤄지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5%에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 0.2%에 불과하지만 원자재 생산 비중이 커 원자재 급등을 통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러시아의 글로벌 수출 비중 중 팔라듐은 45.6%, 플라티늄은 15.1%, 원유는 8.4%, 천연가스는 6.2%에 달한다.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제조의 필수품목인 네온가스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전쟁으로 인해 네온가스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영국 상공회의소는 영국의 2분기 물가상승률이 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고 씨티는 유로존의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7%로 상향 조정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올 여름께 미국 물가상승률이 10%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을 것이냐, 물가 상승을 막을 것이냐의 선택지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를 택할 경우 경기 둔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정책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물가에 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CB 역시 6월 자산매입을 종료하겠다고 밝히는 등 물가 대응을 강화했다.

유가 급등 등 물가 상승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속보치)는 59.7로 전월보다 3.1포인트 하락했다. 1978년 데이터 집계 이후 60을 하회한 적은 1980년, 2008년, 2011년밖에 없었다.

에너지 수입·수출 의존도 높은 韓에겐 최악의 환경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물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돈줄 죄기가 나올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도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의 수입의존도가 81%에 달하는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국으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우크라 사태에 성장률 둔화 우려가 큰 유럽의 수출 비중은 작년 기준 13.8%에 달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25.3%), 미국(14.9%)도 성장률의 하향 조정이 반복되고 있다.

한은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우크라 사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에너지 가격 상승, 교역 위축 등을 통해 수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EU의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글로벌 수입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성장률을 크게 하향 조정하는 곳은 없지만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2주일을 조금 넘은 만큼 아직은 시장 컨센서스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국은행도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선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도 “성장률을 조정할 만한 변수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향 조정 가능성을 인정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한국경제는 경기 회복 둔화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2분기엔 최악의 경우 경기둔화 또는 경기 재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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