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그야말로 ‘아이오와의 대참사’다. 미국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첫 경선을 아이오와주에서 시작했지만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잔치가 돼야 할 경선의 시작이 참사로 끝난 것이다.
3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 아이오와주의 1678곳 기초 선거구에서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했다.
코커스는 미국의 경선 형태 중 하나다. 일부 선거인단이 모여 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일종의 당원대회다. 통상 1시간 정도 걸리는 코커스 절차 이후 곧장 개표를 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2시간 후부터는 윤곽이 드러나곤 했다. 4년 전인 2016년 당시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때는 오후 9시가 약간 넘어서부터 개표 상황이 전해졌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선 풍향계’로서 상징성이 크다. 게다가 민주당 대선 판세가 혼전 양상이다. 이 때문에 주목도가 높았던 만큼 충격도 컸다. 여론조사상 민주당 판세는 강성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중도 온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젊은 리더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추격하는 구도다.
민주당은 자정이 약간 안 된 시점에 성명을 내고 “집계 과정에서 수치 불일치 문제로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고, 급기야 오전 2시가 넘어 “개표 결과를 검토한 뒤 4일 중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경선에서 △1차 투표 결과 △1차 투표와 2차 투표 합산 △후보별 할당 대의원 수 등으로 나눠 공개하려고 했는데, 이 세 항목의 수치가 일치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은 1차 투표에서 15%의 득표율에 미치지 못한 후보를 지지한 당원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한다. 15%를 넘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이후 2차 결과까지 더해 득표율을 산정한다.
공화당은 초상집 분위기의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브래드 파스칼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역사상 가장 엉성했던 사고”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당내 군소 후보들을 제치고 97.1%의 득표율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선 승리 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를 위해 아이오와에서 압승을 거뒀다”며 “감사하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