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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날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능력이 있음에도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수많은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아버지가 연봉이 6000달러(약 680만원)를 넘긴 적이 없는 경리 업무를 했음에도, 학비지원제도와 교내 일자리 등을 통해 존스홉킨스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면서 “존스홉킨스 졸업장이 없었다면 닫혀 있었을지도 모를 문을 열어줬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 살 수 있게 해줬다. 내게 기회를 줬던 학교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영원히 열어놓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간에선 오는 2020년 대선 출마를 위한 물밑작업으로 보고 있다. 그의 ‘통 큰’ 기부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진행된 기부가 온통 민주당에 쏠려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지난 6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돕기 위해 최대 8000만달러(약 903억원)를 쓰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포함해 총 1억1000만달러(약 1242억원)를 민주당에 지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민주당원으로 재가입했음을 알렸다. 17년 만의 복귀였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줄곧 민주당원이었다. 그러나 2001년 공화당으로 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2005년에도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07년 재임기간 중 공화당에서 탈퇴했고, 2009년엔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3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기고에서도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대학생 보조금이 충분하지 않다”며 정치색을 드러냈다.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이 월가 투자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블룸버그는 차기 대선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후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엔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정치력이 가장 큰 부호 1위로 선정된바 있다.
만약 블룸버그가 차기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는다. ‘세기 부호들 간 한판 승부’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블룸버그가 승리하게 될 경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뉴욕시장 출신 대통령이 된다. 앞서 루돌프 줄리아니가 뉴욕시장 출신으로 대선 도전을 선언한 적이 있었지만, 지지를 얻지 못해 실제 선거전엔 뛰어들지 못했다. 줄리아니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1964년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학 경영전문대학원(MBA)을 거쳐 1966년 증권회사 살로먼브라더스에 취직했다. 1972년 6년 만에 회사 파트너가 되는 등 고속승진의 길을 걸었으나, 사내 파벌 싸움에서 패배한 뒤 1981년 회사를 떠나야 했다. 오늘의 블룸버그는 해고 직후 시작됐다. 주식과 정보부문을 총괄했던 경험을 살려 1981년 블룸버그통신을 설립했다. 첫 고객 메릴린치를 시작으로 사업은 승승장구했고, 그는 성공한 사업가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현재 포브스 기준 자산 463억달러(약 52조원)로 세계 부호 순위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벌어들인 수익을 꾸준히 사회에 환원했다. 노숙자, 가정폭력 피해자, 총기 규제, 기후변화 등 다방면에서 기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모교인 존스홉킨스대학에도 수억달러씩 기부했다.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은 그의 이름을 따 블룸버그스쿨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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