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날 새벽 발사한 화성-15형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 약 4500km, 비행거리는 약 960km를 기록했다. 고각으로 발사했다는 의미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정상 각도 발사시 사거리가 1만3000여km로 추산된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은 물론 미 본토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날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북한이 29일 오전 3시 17분에 발사한 미사일은 미 수도 워싱턴DC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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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발사된 화성-12형은 일본 북부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지나 이곳에서 동쪽으로 1180km 떨어진 태평양 바다에 낙하했다. 이어 9월 15일에도 북한은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시켜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 최대고도는 약 770여km, 비행거리는 약 3700여km로 이전 시험발사 때보다 개선된 성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향후 화성-15형에 대해서도 정상 각도로 사격해 나서 실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며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상 각도 사격으로 화성-15형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났다 다시 진입할 때 탄두에 강한 진동과 고열이 가해진다. 마찰열은 6000~7000℃로 추산된다. 고열로부터 탄두가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비행해 탄착할 수 있도록 하는 재진입 기술은 중·장거리급 미사일 개발의 핵심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선 대기권 재진입 때 탄두의 정밀 유도 제어와 화학적 삭마 기술 등이 입증돼야 하는데 정상 궤도가 아니어서 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