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기업 모셔라`…美·멕시코 충돌에 캐나다 가세 '삼국지'

트럼프 자국 투자 압박에 북미 3국 ‘분주’
캐나다 ‘자금 지원’ 멕시코 ‘시장성’ 강조
  • 등록 2017-01-12 오후 4:39:23

    수정 2017-01-12 오후 4:51:48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동차업체들에게 자국내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인접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투자 유치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연간 판매량 1700만대로 중국에 이어 세계 2대 자동차 소비시장인 미국을 배경삼아 으름장을 놓는 트럼프와 달리 캐나다와 멕시코는 다양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취임을 일주일 남겨둔 상황에서 자동차업체들의 눈치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


캐나다 “우리한테 오면 매년 4500억원 쏜다”

캐나다는 매년 5억캐나다달러(약 4500억원)를 자국에 투자하는 자동차 회사나 자동차 부품사에 지원키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보도했다. 이른바 ‘자동차 혁신펀드(AIF)’를 통해서다. 캐나다는 이미 AIF를 통해 자국 진출 기업에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번에 도입하는 새 AIF는 지원금을 되갚을 필요조차 없는 조건부 무상 지원이다. 상세 조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자율주행이나 친환경차 등 혁신 기술에 대한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 등이 예로 꼽혔다.

세계 각 국가·지자체별로 투자 기업에 대한 직·간접 지원책이 있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의 현금 무상지원 혜택은 흔치 않다. 총액으로는 통상 한 개의 완성차 공장(연산 30만대)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 1조원의 절반에 달한다. 이 정책을 주도한 레이 탕게이 캐나다 온타리오 주 정부 자동차 부문 보좌관(전 도요타 북미생산법인장)은 “멕시코는 물론 파격적 조건의 미국 남부지역보다 더 좋다”고 강조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대비해 최근 내각 개편도 마쳤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10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통상장관을 새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통상 전문가가 직접 협상을 주도한다는 취지다. 자국 시장이 크지 않은 캐나다로서는 현재 0%인 미국과의 자동차 수출입 관세를 올리더라도 최소화하는 게 자국 내 기업 유치에도 필수다. 캐나다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는 전년보다 2.6% 늘어난 194만8900대였다. 연 160만대 전후의 한국보다는 20% 크지만 1754만대의 미국 시장의 1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시장조사기관 IHS는 캐나다 자동차 시장이 2023년까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성·저임금 앞세운 멕시코 美 정면 비판

잇따른 트럼프의 전방위 공세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멕시코도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대응 마련에 나섰다. 멕시코는 이미 포드가 지난해 4월 결정한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에 추가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외교관 총회에서 “우리는 두려움이나 협박을 통해 자국 투자에 영향을 끼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며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또 앞선 4일 재무부 장관 출신인 루이스 비데가라이를 신임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NAFTA 재협상을 비롯한 미국발 경제 악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선이다. 루이스 비데가라 외무장관은 “미국과 지적이고 상식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산 수입제품관세를 35%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멕시코는 자동차를 비롯한 자국 내 생산 제품의 80%를 미국 등 인근국에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의 미국의 압박에도 내심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시장 성장성과 낮은 임금은 여전히 많은 기업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까지만해도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다. 멕시코는 이 때문에 이미 신흥 자동차 생산 거점이자 독일, 한국, 일본에 이은 4대 수출국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공장 신설 계획을 철회한 포드를 제외하고라도 미국 GM과 크라이슬러, 일본 도요타, 한국 기아차(000270) 독일 BMW 등이 현지 생산량을 최근 늘렸거나 늘리고 있다.

멕시코의 자국 수요는 연 150만대 수준이지만 생산량은 이미 400만대에 근접했다. IHS는 2023년이면 이곳 생산 차량이 500만대를 넘어서리라 전망하고 있다. 멕시코는 이와 함께 대미 수출을 대체할 시장 발굴에도 나섰다. 1년내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정을 현대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모색하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과도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州) 몬테레이에 있는 기아자동차 공장. 지난해 9월 첫 가동을 시작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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