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네이버 '이용자 중심 정산'…음원사재기 피해 막는다

개별 이용자가 들은 곡에만 정산
어뷰징 따른 아티스트 손실 막아
1020대표성 감소…다양성도 보장
유관단체 협의…음반사 설득 관건
  • 등록 2020-03-11 오후 5:54:20

    수정 2020-03-11 오후 5:54:2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035420)가 자사 음악 플랫폼 바이브의 음원 정산 방식을 상반기 내에 ‘이용자수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시스템 개편이 음악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는 ‘음원 사재기’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관련 이해 당사자들과의 협의 과정이 남아있어 실제 도입까진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한다.

네이버가 지난 9일 도입 계획을 발표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인 VPS(VIBE Payment System)는 ‘개별’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이, 그 사용자가 실제 들은 음악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국내 사업자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산시스템인 ‘비례배분제’는 ‘모든’ 이용자의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 재생 수 비중을 계산해 이를 정산하는 방식이다. 즉, 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이용자 개개인이지만, 정산은 전체 이용자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형태인 것이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 같은 시스템은 이용자별 특성을 정산에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돼 왔다. 사용자들이 모두 같은 금액의 이용요금을 내지만, 정작 정산에선 음원 재생수가 많은 사용자의 비중이 높게 책정되는 것이다. 개별 이용자 입장에선 자신이 듣지 않은 음원에 비용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韓 음악산업, 외형성장에도 젊은층에 편중”

대부분의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은 정산에 불리하다. 음악 플랫폼 이용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는 1020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가수들에게 정산이 더 갈 수밖에 없다. 이는 인디밴드 등 비주류 음악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유재진 한국음반산업협회 국장은 “이용자 입장에선 자신이 낸 이용요금이 특정 아티스트에게 돌아가길 바랄 수 있지만 현재 시스템에선 이게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음악산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저변이 넓지 않다. 젊은 층의 소비가 많아 소비자층이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균형 있는 성장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용자들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이 ‘정산 시스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더구나 ‘비례배분제’는 ‘음원사재기’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다른 아티스트들이 짊어진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는 특정 음원에 대한 지속적 반복듣기를 하거나, 매크로를 이용하더라도 이 같은 재생수가 정산금액과 비례하게 된다.

하지만 VPS 하에선 한 계정이 특정 음원에 대해 어뷰징을 하더라도 정산은 그 계정이 지불한 이용료 내에서만 이뤄지게 된다. 이를 통하면 최소한 음원사재기를 한 아티스트들이 경제적 이익을 보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막을 수 있게 된다.

업계, 일단 관망세…“논의 지켜본다”

일단 다른 음악 플랫폼 업체들은 특별한 입장 없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향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를 두고 협의 과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가시적으로 나온 게 없어서 좀 더 논의 과정을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이용자 중심 정산시스템인 VPS가 도입되기 위해선 유관 기관 및 단체와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비례배분제’에서 상대적으로 정산을 많이 받는 몇몇 음반사들에 대한 설득이 관건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로선 업체별로 찬반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국장은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은 부정적 요소가 크지 않다. 모든 사업자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고 할 수 있다”며 “몇 가지 선결과제를 해결하고, 거기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으면 도입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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