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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에서 최고 입지를 구가 중인 LG디스플레이(034220)가 세계 최초로 77인치 ‘투명 디스플레이’ 패널을 개발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떠오를 선행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장도 직접 개척해 입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통업계 위주의 공략을 벗어나, 업무 공간이나 자동차(스마트카)를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LG디스플레이는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국책과제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장과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 등은 국책과제로 개발에 성공한 ‘77인치 UHD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인호 산업부 차관 등 주요 참석자에게 소개했다.
정식 사업명칭은 ‘60인치 이상의 UHD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이를 활용한 IT 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사업’으로, 59개월 동안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관련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 총 43곳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 개발했다. 그 결과 애초 목표를 넘어 77인치, UHD(3840×2160) 해상도, 투과율 40%,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인 원의 휜 정도)을 구현하는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수요를 먼저 제시한 점은 중요한 지점이다. 전방산업에 속하는 UI(사용자환경) 개발업체들은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데스크를 비롯해 △자율주행차량의 투명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정보 표시 작업 테이블 △인테리어 활용이 가능한 가든·수족관 등 다양한 제품 적용사례를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방식은 세계적인 부품 기업들의 방식이기도 하다. 인텔이나 퀄컴과 같은 반도체 개발업체는 완제품(세트) 제조사에 먼저 제품 개발 등 마케팅 방안을 제시하고, 자사 제품 탑재 시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초에 이미 관련 기술을 확보했고, 유통 매장에서 활용할 방안을 막연히 기대했다. 하지만 잠재고객사는 나타나지 않았고, 아직 개발을 마친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을 양산한 적이 없다.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끌긴 하지만, 실제 수요로 이어지려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데 유통업체들이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UI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활용 사례를 먼저 제시하는 방안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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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후방산업에 속하는 장비 제조업체들은 대면적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해외에서는 아직 선례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확대 시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2014년 18인치 투명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015년 2016년 55인치 투명도 40%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이 분야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앞서 나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산학 협력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업계나 기관 사이 협력 체계도 계속 다듬어나가며 관련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다져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본, 대만, 중국 등 경쟁국과 격차를 더욱 벌려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