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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7일 국내 부동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지스측이 말하는 주된 이유는 투명성 확보를 통한 외국인 투자자 유치다. 하지만 업계에선 8명의 각자 대표 체제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빠른 IPO라는 비판이다.
이지스는 지난해 김대영 회장과 조갑주(국내부문), 강영구(해외부문) 대표 체제에서 8명의 부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어 내년 상장을 목표로 최근 KB증권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조갑주 대표는 “상장 추진은 2년 전부터 구상해 온 전략”이라며 “투명성 확보 목적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지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이지스가 보다 공격적인 PI 자금 집행을 위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지스는 재무제표상으로는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고 있지만 공격적인 PI 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상당한 자금이 묶여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IPO를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가 PI 자금 확보를 하려는 이유는 블라인드 펀드나 프로젝트 딜 입찰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운용사가 ‘자기 돈’을 태우면 보다 책임있는 투자로 보여지는 효과가 있다.
엑시트 목적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운용 시장이 한창 좋을 때 창업주들의 엑시트 목적도 클 것”이라며 “4000억원의 밸류에이션으로 계산할 경우 조 대표의 지분(13.5%) 가치는 약 6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보유한 구주 매각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의 소유와 경영은 별개로 회사 경영 일선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직접 경영 총괄 대표로서 같이 뛰고 있다”며 “부문 대표들의 리더십 역량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부문 대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 자산의 20조 이상이 만기가 5년 이상인 펀드로 구성돼 향후 안정적인 운용보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지스 자산운용의 지난해 총운용자산(AUM)은 약 20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6.2% 증가한 23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