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건드린 트럼프‥국제유가 비상벨 울리나

[줌인] 미국,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단체' 규정
외국 정규군 대상 테러단체 지정은 전례 없어
이란 "상승 보복" 반발..중동 불안 리스크
국제유가 5개월래 최고치.."배럴당 80달러 갈수도"
유가 상승시 물가 부담..저물가 완화 여부 주목
  • 등록 2019-04-09 오후 6:53:16

    수정 2019-04-09 오후 6:55: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김정현 기자]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09% 높은 배럴당 64.4달러로 뛰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대에 진입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우리나라의 저물가 행진도 곧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긴 방아쇠가 국제유가를 뒤흔들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새벽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국제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외국의 정부조직을 테러단체로 규정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트럼프, 이란 정규군 ‘테러단체’ 규정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정규군 소속이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친미(親美) 왕정을 축출한 혁명정부가 제정한 헌법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이란의 최정예 부대로 안보와 군사분야에 핵심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혁명수비대는 국제 테러리스트 활동을 지휘하고 실행하는 이란 정부의 주요 수단”이라고 꼬집었다.

이란이 자국 최정예 군대를 테러 집단으로 지정하는 수모를 가만히 앉아서 당할 리 없다.

이런 정부는 “상응하는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관영 TV는 “어떤 국가도 외국 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미국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란 의회도 성명을 통해 “미국의 지도자들은 부적절하고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곧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국제유가 시장은 공급이 많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멕시코 등 10개의 산유국은 지난 1월부터 하루 1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3월 기준으로 하루 3040만배럴 수준으로 줄었다. 2015년 이후 가장 적다. 원유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진 셈이다.

씨티그룹 상품리서치 글로벌 책임자 에드워드 모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유가는 배럴당 75∼80달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대 시각도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늘어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고유가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상품 연구 책임자인 유진 와인버그는 “브렌트유가 70달러를 넘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공격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중동發 고유가, 韓 저물가 완화 주목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1월(전년 동기 대비) 0.8%, 2월 0.5%를 기록하더니 3월에는 0.4%까지 주저앉았다. 2016년 7월(0.4%) 이후 가장 낮았다.

유가 하락 영향이 컸다. 한국 원유수입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선물 가격은 지난해 10월 한 때 배럴당 8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빠르게 추락했다. 작년말에는 5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3개월새 하락율이 40%에 달했다.

그런데 다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저물가 현상이 완화될 수 있어 보인다. 물론 유가 상승세가 아직 지난해 전고점을 넘은 건 아니어서 국내 물가의 ‘마이너스(-) 효과’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두바이유의 하루 평균 가격은 배럴당 69.6달러였다. 올해(1~4월) 들어 두바이유 일평균 가격은 63.9달러다. 6달러 정도만 추가 상승하면 지난해 평균 유가를 넘긴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경로가 다양하고, 유류세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아 고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고유가가 지속되면 물가 하방요인을 낮추는 요소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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