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비건 만나 평화 프로세스 노력 평가..비건은 北에 회동 제안(종합)

文대통령, 1년3개월 만에 비건 만나 北 문제 논의
"평화 프로세스 진전 위해 노력해달라" 당부
비건, 北에 직접적으로 대화 요청..北호응 관건
  • 등록 2019-12-16 오후 5:58:06

    수정 2019-12-16 오후 5:58:06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랩슨 주한미대사 대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통역, 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미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16일 오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접견하고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다만 북한을 향해 이전과 차별된 메시지를 발신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35분간 비건 만난 文대통령, 대북 대화 노력 높이 평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35분간 비건 대표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이 개점휴업 중인 상황에 대한 한미의 공동 인식이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협상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북한은 시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중대한 시험’ 등 압박 수위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직접 만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는 실제 그간 북미 협상을 주도해 온 비건 대표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대적으로 대북 온건파로 분류된다. 북한도 비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가 앞서서 수행해온 북미 협상을 높게 평가한 것은 북한에 여전한 대화 기류를 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 진척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삼갔지만 비건 대표에 대한 평가로 측면 지원에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는 비공개 접견에서 최근 북미대화 교착 상태를 돌파하고 실무회담 재개 등을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 예방이 끝난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로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비건 대표와 정 실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이나 대면한 사이로 보다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정 실장, 비건 대표의 연쇄 만남 이후 구체적 대북 메시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비건, 北에 직접 만남 제안..“트럼프가 지시했다” 강조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한미 간 공조 확인 이외에도 대북 접촉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비건 대표는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라는 말로 방한 기간 동안 북한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중대한 시험을 연달아 진행하고 연거푸 담화를 발표하는 등 조바심을 보였지만 최근 성명에서는 다소 숨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적대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수위 조절에 나섰다.

비건 대표의 대화 제안은 이 같은 시점에 나온 것으로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미·북 정상의 합의사항을 실천한다는 목표에 있어 데드라인(시한)이 없다”라면서 “우리가 기대한 만큼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북한을 적극 설득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도 했다. 여전히 신뢰를 놓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자극해 협상에 나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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