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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분간 비건 만난 文대통령, 대북 대화 노력 높이 평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35분간 비건 대표를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으로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이 개점휴업 중인 상황에 대한 한미의 공동 인식이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협상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북한은 시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중대한 시험’ 등 압박 수위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직접 만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는 실제 그간 북미 협상을 주도해 온 비건 대표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는 비공개 접견에서 최근 북미대화 교착 상태를 돌파하고 실무회담 재개 등을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 예방이 끝난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로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비건 대표와 정 실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이나 대면한 사이로 보다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정 실장, 비건 대표의 연쇄 만남 이후 구체적 대북 메시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비건, 北에 직접 만남 제안..“트럼프가 지시했다” 강조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한미 간 공조 확인 이외에도 대북 접촉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비건 대표는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라는 말로 방한 기간 동안 북한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중대한 시험을 연달아 진행하고 연거푸 담화를 발표하는 등 조바심을 보였지만 최근 성명에서는 다소 숨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적대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수위 조절에 나섰다.
비건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도 했다. 여전히 신뢰를 놓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자극해 협상에 나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