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악재에 휘청이는 '증시'…외국인 자금 이탈하나

코스피 1.5%↓…금융위기 확산 우려에 투심 위축
유럽신흥국 펀드도 흔들…수익률 하락에 설정액 감소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코스피 2210선 지지선 삼을 것"
  • 등록 2018-08-13 오후 5:16:16

    수정 2018-08-13 오후 6:43:09

[이데일리 이후섭 이광수 기자] 터키발(發) 금융시장 불안에 국내 증시가 요동쳤다. 유럽으로 금융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유럽 신흥국 펀드도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 1년3개월만 최저치…투심 위축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4.34포인트(1.50%) 내린 2248.45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4일 2241.24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2% 떨어진 755.65로 지난달 23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 8일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로 러시아 루블화가 폭락한데 이어 터키 리라화도 급락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 10일 달러 대비 12.4% 상승(리라화 가치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달러·리라 환율은 장중 7.24리라까지 치솟으며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 외환위기가 유럽 은행권의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 은행 감독기구(SSM)는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등 터키 익스포져(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은 유럽 은행들이 재정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는 터키가 뚜렷한 해결책 없이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이기에 터키발 금융불안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터키에서 유럽을 거쳐 글로벌 은행권으로의 전염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흔들리는 유럽 신흥국 펀드

터키 리라화 급락에 유럽 신흥국 펀드도 흔들리고 있다. 수익률 하락 폭이 커졌으며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는 것.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신흥유럽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한 주 동안 4.02% 하락했다. 해당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가 0.39% 상승했던 것과 대비된다. 설정액도 감소했다. 한 주간 신흥유럽주식형 펀드에서 약 3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대비해서는 약 997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환종 NH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터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이라며 “터키 정부가 신뢰할만한 정책 변화를 보여줄 때까지 리라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도 “터키의 지난 5월말 단기외채 규모가 약 1200억달러(한화 136조원)로 외환보유고의 두 배에 달한다”며 “리라화 약세가 낳을 터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지는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그럼에도 터키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터키 익스포져는 17억달러로 0.8%의 비중에 그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는 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규모”라고 판단했다.

다만 터키 현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실적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터키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시네맥시멈을 인수한 CJ CGV(079160)의 터키 법인은 2분기 정치적 이슈에 따른 정국불안으로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외환위기로 인한 환차손 우려에 이날 주가가 10% 넘게 빠졌다. 터키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005380)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여전한 가운데 러시아·터키 등 신흥국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재차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며 “외국인 수급 악화로 코스피지수는 현재 환율 수준에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인 2210선을, 코스닥지수는 740선을 지지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8일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5084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000660)(-2158억원) 삼성전자(005930)(-1911억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도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이었던 미국과 일본에서 통화긴축 스탠스가 감지된 것이 신흥국 불안을 확대시킨 주요 배경”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일본은행(BOJ), ECB 등에서 다시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서지 않는 이상 신흥국 관련 금융시장 불안이 주가 약세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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