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사망 美애틀랜타 총격 용의자 "아시아인 다 죽이겠다"(재종합)

마사지숍·스파 등서 1시간 간격 3건 연쇄 총격 발생
한인매체 "사망자 8명 중 4명 한인여성"…외교부 확인
애틀랜타 경찰 "용의자 남성 체포…동일범 추정"
범행동기 오리무중…NYT 등 "亞 혐오범죄 가능성"
용의자 '아시아인 다 죽이겠다' 말한 것으로 알려져
  • 등록 2021-03-17 오후 5:38:31

    수정 2021-03-17 오후 9:51:00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정다슬 기자]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근교 마사지숍과 스파 등지에서 3건의 총격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8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4명은 한국계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범행 동기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현지 한인매체를 통해 용의자가 최근 “아시아인을 다 죽이겠다”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시아인을 겨냥한 혐오범죄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외교부 확인…주애틀랜타총영사관 영사 현장 급파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과 한인매체 애틀랜타K·애틀랜타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애틀랜타 북서쪽 외곽 코브 카운티 액워스 인근에 위치한 영스(Young’s) 마사지숍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제이 베이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 대변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애틀랜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5명이 총상을 입은 것을 확인했으며, 2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 중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지 채 1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5시50분쯤엔 첫 사건 현장에서 약 30마일(약 48km) 떨어진 애틀랜타 북동부 피드먼트로드에 길건너 마주하고 있는 골드 마사지 스파와 아로마 테러피 스파 등 2곳에서도 유사한 총격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 곳에는 한인 및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가 여러 곳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니 브라이언트 애틀랜타 경찰서장은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골드 마사지 스파에서 3명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길 건너 맞은 편 스파에서 1명을 추가로 발견해 또 다른 총격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두 건의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4명 모두 아시아계 여성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인매체 애틀랜타 K는 현지 스파업계의 한인 관계자를 인용해 “생존한 종업원들 증언에 따르면 사망자·부상자 모두 한인 여성”이라며 스파 2곳에서 각각 3명·1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그러면서 “골드스파와 아로마테러피 스파는 도보로 2분 거리로 직원 대부분이 한인 여성”이라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명은 70대 중반의 박모씨와 50대 초반의 또 다른 박모씨로, 두 사람 모두 애틀랜타 둘루스에 적을 두고 스파에서 숙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 역시 이들 4명이 한국계라는 현지 매체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지, 한국계 미국인인지 여부는 추가로 파악 중이라고 부연했다.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은 사건·사고 담당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재외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외교부는 “한국계로 알려진 4명 이외 나머지 4명의 신원도 확인 중”이라며 “필요 시 신속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살인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세). (사진=AFP)
사망자 8명 중 6명 아시아계…용의자 “亞人 다 죽이겠다”

애틀랜타 경찰은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을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약 150마일(약 241km) 떨어진 크리스프 카운티에서 체포했다. 이들 3건의 사건이 연관성이 있는지, 동일범 소행인지 등은 물론,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브라이언트 서장은 “세 사건의 연관성이나 아시아계 여성 사망자와 스파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애틀랜타 경찰은 또 다른 영상에서 두 번째 총격 사건이 발생한 두 곳의 스파 인근에 용의자 차량이 서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면서, 체포한 체로키 카운티 사건 용의자와 동일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수사당국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표적·혐오 범죄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인매체인 애틀랜타한국일보는 이날 살아 남은 골드마사지 스파의 종업원이 인근 한인 업소 4곳에 연락해 “한 백인 남성이 ‘아시안을 전부 살해하겠다’고 말한 후 범행에 나섰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경찰관들이 한인 업소들을 찾아 증오범죄 예방을 위해 영업 중단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8명 중 아시아계가 6명, 백인이 2명이라고 보도하며 동양인을 겨냥한 혐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중국 등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혐오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 인권단체들의 혐오 범죄 신고 사이트인 ‘스톱 AAPI 헤이트(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에 따르면 팬데믹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19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무려 3800여건의 혐오 범죄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중국계를 대상으로 한 신고가 42.2%로 가장 많았고, 한국계가 14.8%로 뒤를 이었다. 지난 9일에는 뉴욕의 한 쇼핑센터 인근에서 84세 한인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CNN방송 캡쳐)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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