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는 처음? 역대 청와대 만찬酒 계보

문재인 대통령 기업 총수간 '스탠딩 호프미팅' 화제
청와대에서 선택한 만찬주 매출 증가로 이어져
  • 등록 2017-07-27 오후 5:20:48

    수정 2017-07-27 오후 5:40:47

세븐브로이가 출시한 맥주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고대 그리스의 3대 극작가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는 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한 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더 빨리 분쟁을 해결해준다.” 27일과 2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15개 기업 총수 간의 만찬 회담이 화제다. 문 대통령은 양일간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이른바 ‘스탠딩 호프미팅’ 형식으로 만찬을 진행한다.

즉 에우피데스의 명언처럼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기업인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의도에서다. 덕분에 수제맥주 중소기업인 세븐브로이는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호프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맥주로 세븐브로이에서 생산하는 수제맥주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주류업계는 대통령이 주도하는 각종 행사에서 자사의 술이 만찬주 내지 건배주로 선정되는 것을 두고 ‘로또’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청와대에서 마신 술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자연스럽게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렸던 열렸던 에이팩(APEC)정상회의의 만찬에서 쓰인 천년약속의 ‘천년약속’과 보해의 ‘보해 복분자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천년약속과 보해복분자
‘천년약속’은 부산의 향토술 기업 천년약속이 누룩이나 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상황버섯 균사체만으로 쌀을 발효시켜 알코올을 생성하는 특허기술로 빚은 전통주이다. 에이팩 정상회의 만찬에서 건배주로 이름을 올린 이후 외국과의 수출계약도 체결했으며 이듬해에는 약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해 복분자주’ 또한 2004년 출시 당시 65억원이던 매출이 2005년 130억원, 2006년 35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보해 복분자주’는 노무현 정부 당시 ‘한중 정상회담’의 만찬주로도 선정되며 꾸준히 청와대 만찬주로 이름을 올렸다.

주류업계에서는 보해양조의 ‘매취’를 이른바 청와대 공식 만찬주의 시초로 보고 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서울올림픽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에게 공식 선물로 ‘매취’를 선물했다. 보해양조의 ‘매취순 백자 12년산’, 롯데주류BG의 ‘설화’, 국순당의 ‘백세주’ 를 비롯해 ‘문배주’와 ‘이강주’, ‘대통주’ 등 전통술과 각 지역 막걸리도 청와대 만찬주로 자주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문배주’는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열렸던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에서 준비한 건배주로 북쪽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이명박 정부는 청와대 만찬주로 막걸리를 애용했다. 이 전 대통령 본인이 막걸리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쌀 소비 활성화와 한식세계화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특히 2009년 9월 주한 외교사절과 청와대에서 가진 만찬에서는 복분자를 넣은 보라색 막걸리,에스프레소를 넣은 갈색 막걸리, 요구르트를 넣은 미색 막걸리,파인애플을 넣은 황색 막걸리, 블루큐라소와 오렌지 주스를 넣은 녹색 막걸리 등을 만찬주로 내놓았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폭탄주’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만찬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와인 중에서는 미국산 레드와인 ‘파 니엔테 카버네 소비뇽’과 호주산 화이트와인 ‘울프 블라스 골드라벨 샤도네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만찬주로 쓰였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주종 선정과 별개로 대통령의 취향으로 이름을 떨친 술도 적지 않다. ‘지평막걸리’와 ‘배다리막걸리’ 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막걸리로 유명했다. ‘시바스 리갈’도 박 전 대통령이 선호했던 술로 한 때 ‘대통령의 양주’로 불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5월 충북 단양군 가곡면을 방문했다가 주민이 대접한 ‘대강막걸리’의 맛을 잊지 못해 직접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한 이후 ‘대강막걸리’를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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