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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지(31) 가구 디자이너가 작업한 공간 ‘비스포크 인피니트 존’에서 밝힌 디자인 철학이다. 16일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협업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표현했다. 선후배·동료와 꾸린 아티스트 레이블 ‘팀 바이럴스’에 속한 문 디자이너는 가전을 비롯해 F&B(식음료), 패션, 반려동물 등 다양한 브랜드 기업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전, 가구가 한 공간에서 섞이는 느낌”
그가 꼽은 대표적인 협업은 삼성전자와의 콜라보다. 비스포크 시리즈 ‘프로젝트 프리즘’에 참여해 삼성전자와 협업을 시작한 문 디자이너는 최근 삼성디지털플라자 삼성대치본점에 위치한 쇼룸 ‘데이코 하우스’를 꾸몄다. 최고급 주방가전인 비스포크 인피니트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미국 럭셔리 빌트인 가전 ‘데이코(Dacor)’ 등 다양한 빌트인 가전과 가구의 어울림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문 디자이너는 5층 ‘비스포크 존’을 담당했다. 이 공간의 주요 콘셉트는 ‘블렌디드 플로어’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취향을 하나로 묶을 순 없다”며 “취향을 서로 블렌딩한다(섞는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떤 시간이든지 가전과 가구가 한 공간에서 섞이는 느낌을 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비스포크 존은 주방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문 디자이너는 “아침과 저녁의 집 안 장면을 형상화한 공간”이라며 “주방 가전 중심인 인피니티 라인을 고려해 눈 뜨자마자 햇살을 맞는 듯한 밝은 분위기의 주방과 하루를 마무리하며 차분히 책을 읽거나 와인을 한잔하는 어두운 톤의 라운지 공간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문 디자이너는 공간을 꾸미기 위해 직접 가구를 제작했다. 공간을 구상하며 삼성전자 가전과 가구의 특징도 섬세하게 반영했다. 촉각적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냉장고 겉면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의 특징을 활용했다. 그는 “가전제품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지며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며 “냉장고만 해도 손이 닿는 부분이 있다. 비스포크 패널을 고를 때에는 올록볼록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고 했다.
주방에서 거실로 나온 냉장고…‘저스트 캐비닛’
문 디자이너는 삼성전자와의 앞선 협업에서 ‘저스트 캐비닛’을 구상했다. 비스포크 1도어 냉장고를 책장이나 선반과 같은 가구에 접목해 거실에 캐비닛(책장)처럼 놓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냉장고를 일종의 가구로 느껴지게 한 점이 특징이었다. 그는 “처음 비스포크와 협업하며 ‘빌트인’ 개념에 호기심을 가졌다”며 “주방가전이라고 해서 주방에만 있지 않고 거실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를 비스포크 특유의 빌트인 이미지를 활용해 가구와 가전을 접목하는 이미지로 풀어냈다”고 했다.
▷문 디자이너…1991년생으로, 계원예술대학교에서 감성경험제품디자인(리빙디자인)을 전공했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코스(COS)와 협업하며 한 장의 합판에서 버려지는 나뭇조각 없이 의자를 완성하는 ‘포 브라더스 컬렉션’을 론칭해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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