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덫에 빠진 파월…복잡하게 꼬인 美금리인하

트럼프 입김에 힘빠진 연준…선택지 더 좁아져
자칫 '대통령 입김 때문에 내렸다' 평가에 신경
골드만삭스 "올해 美금리인하 가능성 없다"
  • 등록 2019-06-11 오후 5:36:45

    수정 2019-06-11 오후 5:36:4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덫’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는 탓에 오히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실제로 인하할 경우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듯한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속 버티자니 한껏 높아진 시장의 기대감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내 말을 듣지 않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렸다”고 연준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도 연준 탓으로 돌렸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위안화 대비 환율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다. 그는 “중국의 중앙은행 수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라며 “시 주석은 그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그들의 통화를 평가절하하고 있고, 그들은 엄청난 경쟁력을 누리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이점이 없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재차 꼬집었다. “나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지만, 공정한 테이블 위에서 승리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달 18~19일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연준이 금리 방향 등을 결정할 때마다 각종 날 선 발언으로 연준을 비난해왔다.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올렸을 때는 ‘미쳤다’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고, 파월 의장을 “감(feel) 없는 골퍼”라고 놀리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임기 후 첫 6개월은 순항했지만, 그 다음 6개월은 반대 상황에 놓였다”며 “경기 전망이 급작스럽게 변할 수 있다는 점과 불안하고 까다로운 금융시장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일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전략을 취했지만, 그럴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사항은 오히려 더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 부진, 무역 전쟁 여파 등을 고려해 연준이 완화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게 점쳐지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노골적인 요구가 연준을 더욱 고민스럽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는 연준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연준이 올해는 금리 수준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인하하겠다는 강한 신호를 준 것이 아니라 무역전쟁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고 안심시켜 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 의장의 발언은 무역 정책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연준 관계자들은 무조건 매파(통화 긴출)적 분위기를 전달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일 파월 의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대해 우려하며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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