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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리 인하…예견됐지만 우려도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LPR를 4.05%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달의 4.15%에서 0.1% 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지난 11월 이후 석달만이다. 5년 만기 LPR는 4.80%에서 4.75%로 0.05%포인트 내려갔다.
LPR를 인하하면 중소 기업들이 시중은행에서 조달하는 대출 금리도 내려 사실상 기준금리를 내린 것과 같은 효과다. 이번 인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나온 부양 조치로 여겨진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LPR에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한 이후 LPR을 낮춰 고시하는 방식으로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엔 인민은행이 1년만기 MLF 인하와 7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으로 시중에 공급한 자금만해도 3000억위안(약 50조7000억원)에 달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발병지인 후베이성 등 피해가 심각한 지방 은행뿐 아니라 대형 은행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수십가지 지원책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데 따른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올 초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원만하게 마무리되면서 6%대 성장을 내다보던 중국은 5% 성장률 턱걸이도 위협받고 있다. 경제전망기관의 성장률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8%에서 5.2%로 내려잡았고, S&P는 5.7%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 경제 타격은 중국 경제 의존이 높은 신흥국의 기준금리 인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브라질은 지난 5일 역대 최저 수준인 4.25%로 기준금리를 내렸고 이어, 태국(0.5%포인트), 필리핀(0.25%포인트)도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더 내려야하나 ‘고민’에 빠진 중앙은행들
문제는 중국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통해 본격적 부양 조치의 첫 발을 내디기는 했지만 아직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힘든데다, 중국 등 대다수 국가들이 정책적 여력도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망자수는 중국내 이미 2000명을 돌파해 일찌감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규모를 넘어섰고 중국 GDP내 4%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후베이성 경제는 봉쇄조치로 인해 완전히 마비됐다.
여기에 중국 지도부가 부채비율 감축을 국정목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완화정책을 펴는데도 한계가 있다. 중국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작년 말을 기준으로 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를 망라한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245.4%로 전년 말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코로나19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실물경제 여파를 가늠하기 힘든만큼 신중한 태세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지속기간이 얼마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은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