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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긴장의 한 주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와중에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빅 이벤트’가 한꺼번에 몰렸다.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 발표도 관심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전격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할까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번주 중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잭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최대 관심사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다. 법적 근거는 있다. 2015년 제정된 교역촉진법이 아니라 1988년 제정된 종합무역법을 적용하는 경우다. 중국은 직전인 4월 보고서 때는 환율조작국 아래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 △외환시장 달러화 순매수 비중 GDP 대비 2% 초과 등 교역촉진법상 세 가지 요건 중 과다한 대미 무역흑자(3750억달러)만 해당됐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불똥이 튈 지다. 환율보고서 결과에 따라 중국 위안화가 요동칠 경우 원화도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위안화와 원화가 동시에 강세를 띨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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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이상신호’ 점화할까
중국 경제는 우리나라의 영원한 화두다. 미국 환율보고서가 이렇게 주목 받는 것도 결국 중국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중국과 연관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한 정책 당국자는 “중국 경제가 무너지면 웬만한 신흥국들은 타격 받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중국 경제를 둘러싼 ‘이상신호’는 촉각을 곤두서게 한다. 19일 발표되는 중국의 3분기 GDP 지표가 시장의 관심인 이유다. 시장은 2분기 성장률(6.7%)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에하나 6% 중반대로 내려앉을 경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생산활동 부진과 기업이익 감소 등으로 제조업 같은 2차산업의 둔화 폭이 확대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확대하면 4분기 이후에도 둔화 압력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제조업 구매라관리지수(PMI)는 50.8로 전월(51.3)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51.6)은 물론, 올해 1분기(51.0)와 2분기(51.6)와 비교해서도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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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한은, 매파 신호 보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주에도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의사록이 공개된다. FOMC가 기준금리를 2.00~2.25%로 인상했을 당시 위원들이 어떤 논의를 했는지 나온다. 특히 추후 인상 속도에 대한 견해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 시그널이 나올 경우 금리 쇼크발(發) 투자 심리 악화는 또 나타날 수 있다. 지난밤(지난 12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1562%로 마감했다. 지난 5일(3.2287%) 고점 대비 비교적 안정돼 있는데,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이 인상을 다음달로 미룬다고 해도, 금통위 전반은 매파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