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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1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대다수 청와대 참모진들이 별도의 수첩이나 필기도구 없이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모두 기록하는 참모들은 없었다. 업무 특성에 따라 간혹 메모를 하는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날 회의 안건이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국민인수위원회 운영 상황(사회혁신수석) △가뭄대비 농업용수 공급 상황(사회수석) △정상 해외순방 행사계획(안보실 2차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임용시스템 개편안(총무비서관) △국정운영 기조 및 100일 로드맵과 정책과제안(정무·사회수석) 등 굵직굵직한 과제들이 적지 않았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풍경이 확 달라진 것은 문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첫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받아쓰기·사전결론·계급장이 없는 이른바 3무(無) 회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종이 문서는 사용하지 않고 노트북으로 회의를 하게 될 것이다. 자료는 정리해서 배포할 테니 논의에만 집중해 달라”며 “이제 받아쓰기는 이제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각 수석별로 별도의 노트북이 지급될 것”이라면서 “받아쓰기보다는 생산적이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