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코스피가 하락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우리나라와 금리 역전 폭은 무려 11년 만에 가장 커졌다.
미국 연준은 12~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상단이 2.00% 수준인 건 지난 2008년 9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50%)와 비교해 0.50%포인트 더 높아졌다. 2007년 7월(미국 5.25%-한국 4.75%) 이후 10년11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이번달 연준의 스탠스는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평가다. 관심을 모았던 점도표에서 올해 총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2.25%~2.50%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의미다. 만에 하나 한국은행이 올해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1.00%포인트까지 차이 날 수도 있다.
관심사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자,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공포 심리가 번지면 국내 역시 영향권에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0년 전 (IMF 외환위기 당시) 국제사회가 경험한 적이 있지 않냐”며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큰 변수”라고 말했다.
국제경제학회장인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다른 신흥국들이 얼마나 타격을 입느냐에 따라 금융 불안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