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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자신의 저서인 ‘당랑(螳螂·사마귀)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탈환에 앞장서겠다”며 당 대표 출마 포부를 밝혔다.
“탄핵 시즌2 될 가능성 있어 전대 나왔다”
당초 2022년 대선을 ‘마지막 승부’라고 강조했던 홍 전 대표 출마에는 황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고 2020년 한국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당내 분위기 속에, 대권 경쟁자인 황 전 총리가 총선 공천권을 거머쥘 경우 대선 경선에서 절대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치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21대 총선 후보와 의원들 역시 당 대표를 구심점으로 뭉치고 세력화할 수밖에 없다.
황 전 총리 입당 직후부터 ‘친황(황교안)계’라는 말이 나온 이유 역시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인지도 면에서는 아쉬울 게 없는 홍 전 대표로서는 당내 의원들의 지원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경선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또다시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에 전당대회를 나올 생각이 없었지만 정치경력도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면서 이 당이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있어 나왔다”며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등 대선에 나올 분과의 2차전은 또 2021년에 (대선 경선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도 당권 행보를 이어갔다.
오 전 시장은 강원 원주 당협 핵심당원 합동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쟁은 중도층 끌어들이기나 통합에도 도움 안 된다”며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사람이다. 이게 (본인) 지지율에 도움이 됐겠지만 한계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황 전 총리는 천안함 기념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 출마에 대해 “귀한 우리 한국당의 인적 자원”이라며 “우리 한국당을 키우고 세우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는데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원내인사가 대표돼야” 단일화 움직임 시작
당권주자 중 3강으로 평가받는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가 전날부터 연달아 출마를 공식화한 만큼 전당대회 구도도 점점 완성돼 가는 모양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심재철·정우택 의원도 다음날(31일) 각각 국회에서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등은 어떻게든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후보는 정치적 내상이 불가피한 만큼 후보 등록일인 다음달 12일 전후를 기점으로 일부 주자들 간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우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올 1년 문재인 정부와 싸우려면 원내인사가 대표가 되는 게 낫다”며 “그런 측면에서 원내인사 간에 단일화가 되면 당선을 담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후보 간 물밑접촉을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구정이 지난 뒤에 후보등록일 전후로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일 기회를 포기해야 하고 후보들 간 자존심이 걸린 만큼 모두 완주를 고집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고 대표선거에만 8명의 후보가 난립했지만, 출마를 공식화한 이들은 단일화 없이 모두 완주했다.
당시 민주당은 컷오프 인원이 3명으로 한국당보다 벽이 높았다. 또 집권 2년 차 여당으로 친문(문재인) 세력들이 건재해 단일화 논의 여건 역시 한국당에 비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