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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 증시는 20여년 만에 최고의 분기를 보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20% 넘게 뛰어올랐을 정도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때문이다. 넘치는 유동성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경제가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경제 봉쇄가 이뤄질 경우 현재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 오른 금융시장 거품이 일시에 꺼지면서 더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2분기 美 M&A 전년比 90% 급감
1일 파이낸셜타임스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한 분석을 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M&A 시장은 4850억달러(약 583조원) 규모의 거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넘게 감소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미국이다. 1년 전보다 무려 90% 가까이 줄어든 750억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미국의 M&A 시장은 사실상 멈췄다는 의미다.
기업간 M&A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봉쇄 조치로 산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자 기업은 새로운 인수를 모색하기보다 기존 사업을 지키는데 주력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법무법인 커클랜드&엘리스의 기업 부문 파트너인 에릭 실은 “2분기 때는 기업간 블록버스터급 거래가 멈출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시행돼 M&A 거래에서 필수적인 대면 접촉이 불가능해진 점 역시 초대형 거래에 제동이 걸린 이유로 꼽힌다.
금융시장은 펄펄 날았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P 500지수는 2분기 21.6% 급등했다. 1998년 4분기 이후 20여년 만의 최고치라고 CNBC는 전했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7.8%, 30.6% 뛰어올랐다. 실물과 시장간 ‘불안한 괴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컸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의 이례적인 활황은 ‘경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덕분이다. 시장의 수호신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경제 반등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은 필요한 만큼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7월 말까지 추가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2차 팬데믹 오는데…기로에 선 경제
실제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주를 중심으로 경제 재가동을 서서히 중단하고 있다. CNN은 “16개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멈췄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는 7월 한 달간 술집과 체육관, 영화관 등을 폐쇄하기로 했다. 영업 재개를 허용했던 일부 업종이 다시 문을 닫도록 한 것이다. 그나마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뉴저지주는 음식점 내 식사를 허용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앤 슈캇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부국장은 “(경제 재가동을 하기에는) 미국 전체에 너무 많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다”고 토로했다. 2분기 직격탄을 맞은 실물경제가 3분기 추가로 주저앉을지, 정책당국의 부양책을 등에 업고 올라설지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와인버그는 “지금은 코로나19가 만연한 세계에서 어떤 사업이 펼쳐질 수 있는지 이해하는 단계에 있을 뿐”이라며 “기업이 미래를 확신해야 M&A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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