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요새 아침에 눈을 뜨면 주가 확인하기가 무섭다. 850달러 전후에 산 테슬라 주식이 지난주 8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에 추가 매수에 나서 평균 매수단가를 800달러선으로 낮췄는데 이제 700달러대 초반까지 밀려 한숨만 난다. 손절매를 해야 할지, 묻어놓고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다.
최근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등 미국 빅테크 주식이 급락하면서 이들 주식을 바구니에 적극 담았던 서학개미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고점 대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면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학개미가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고점 대비 12% 하락했고, 작년 말 종가 대비로도 5% 낮은 수준이다. 순매수 3위인 대만 TSMC 주식예탁증서(ADR)는 올 들어 4.6% 하락했고 4위인 혁신 성장주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ARK INNVTION ETF도 8.2% 미끄러졌다.
그나마 테슬라나 애플은 나은 편이다. 공매도 세력에 맞서 미국 개인투자자인 로빈후더들이 세력을 결집해 매수에 나섰던 게임스톱을 고점에 샀다면 손실률은 80%에 달한다. 올 들어 서학개미는 게임스톱을 15억달러어치 매수해 매수상위 3위에 올려놨다. 물론 같은 기간 매도금액이 17억달러 이상이어서 2억달러 가량 순매도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한 달간 롤러코스터를 탄 주가 때문에 마음고생한 투자자들이 상당하다. 올 초 18달러 전후였던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달 말 34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와 의회 청문회 등으로 최근 4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하자 한 켠에서는 저가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도 팬덤이 형성돼 있어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테슬라가 뜨겁다. 해외 주식투자 카페에는 “일론 머스크 믿고 테슬라 매수에 들어간다” “60일선 아래로 내려가길래 거의 6개월만에 추가매수했다” “올해 테슬라 주가가 1500달러 이상 올라갈 듯 한데 더 살 계획이다” 등의 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보급 가속화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기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압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FAAMG(페이스북·아마존·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은 실적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경기사이클에 대한 민감도가 약해 이같은 대형 기술주의 비중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