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文대통령·기업인 회동, 호프타임 대화록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 노타이 정장에 수제맥주로 화기애애
文대통령, 기업별 현안 꼼꼼히 챙기며 인사 건네
“착한 기업 오뚜기 새 정부 모델기업” 극찬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 화두…기업 애로사항도 논의
  • 등록 2017-07-27 오후 10:35:58

    수정 2017-07-27 오후 10:35:58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수제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27일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날 회동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은 노타이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등 편한 복장으로 격의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업 측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또 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공개한 호프타임 대화록 전문


△문재인 대통령

“처음뵙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리고 또 경제인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건 새 정부 들어서 처음입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만든 수제 생맥주(맥주잔 보며)라고 합니다. 혹시 뭐 맥주 안 하시는 분들은 안주라도 드시고요. 이게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식사들을 해왔는데 뭐 정부로서는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런데 과거에 만남들을 보면 한번에 많은 분들이 하다 보니깐 만남 자체가 좀 형식적인 느낌, 일방적인 느낌 그런 게 없지 않았습니다. 저는 우리 경제인들께서 하고 싶은 말씀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만남을 두 번으로 나눴습니다.?그래서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고, 시간도…, 굳이, 그리고 자료나 수첩 같은 거 없어도 되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누자, 그런 뜻에서 자리를 마련했는데 다들 바쁜 시간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들 건강하십시오. 예, 감사합니다.(건배)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박용만 회장 가리키며) 대한상의 회장님이십니다.”

△문재인 대통령

“ 번번이 가교 역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주에 손자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손자 손녀가 아들딸하고 또 다르죠? 핸드폰에 손자 손녀 사진 넣어 다니는 거 아닙니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양궁협회 회장 오랫동안 해오셨죠?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습니까?”

△정의선 부회장

“메달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남녀혼성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 고전하는 거 같은데 좀 어떻습니까?”

△정의선 부회장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수제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문 대통령, 구본준 LG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두산 박정원 회장-

△문재인 대통령

“야구 선수 좀 하셨다고 하던데?”

△박정원 회장

“그건 아니고요. 동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저도 동네 야구는 좀 했습니다.(웃음)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우승했죠. 올해는 성적이 어떻습니까?”

△박정원 회장

“지금 3등하고 있는데 부상선수가 돌아와서 찍고 올라가야 하는데”

-한화 금춘수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한화가 요즘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아주 역점을 많이 두고 있던데요?”

△금춘수 부회장

“그전에 고전을 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힘받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우리 한국이 태양광 여건이 어떤가요?”

△금춘수 부회장

“저희 시장 규모가 5%가 안 된다. 앞으로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

“우리나라 자연조건 자체가 못한 건 아니죠?”

△금춘수 부회장

“입지 조건을 좀 완화시켜 주시면….”

-구본준 LG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구 부회장님은 직원들에게 늘 피자 선물해서, 피자 CEO 그런 별명이 있죠?”

△구본준 부회장

“전세계 잘하는 법인에 피자를 보냈는데 그 마을에 있는 피자가 완전히 다 동이 납니다. 공장 같은 데는 몇 천 명이 있으니 피자 집 몇 군데에서 이틀 전부터 만들어서 전부 다 보내야 하니까, 그게 싸고.”

△문재인 대통령

“직원 단합하고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네요.”

△구본준 부회장

“네, 좋아하죠. 그럼 그다음에 더 잘하고, 다른 데에서 잘하면 다른 데에서는 서로 경쟁도 되고.”

-손경식 CJ 회장-

△문재인 대통령

“손 회장님은 지난번 미국도 동행해 주셨는데, 정말로 정정하시게 현역에서 거의 종행무진 활약하고 계셔서 아주 보기도 좋으시고, 오늘 내일 만나는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도 가장 어른이시거든요. 경제계에서도 맏형 역할 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건강 어떠십니까?”

△손경식 회장

“괜찮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문재인 대통령

“요즘 아마 미국에 철강 수출 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죠?”

△권오준 회장

“저희들은 당분간은 그냥 미국에 보내는 거는 뭐 포기했습니다. 해서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렇게 작정을 하고 여러 가지 대책 세우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래도 미국 쪽 수출 물량이 제일 많았을 텐데 괜찮습니까?”

△권오준 회장

“아니, 그렇진 않습니다. 미국에 저희들이 한 130만톤 정도. 그런데 저희들이 직접 수출하는 게 있고, 2차 가공해서 가는 게 있고 거의 비슷한 양인데요, 아직 2차 가공하는 건 수출 덤핑률이 그리 높지 않아요. 금년 대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그쪽에 셰일가스 인더스트리가 이제 필요가 많고 이래서, 전체적으로는 안 줄었는데 철강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지금 미국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런 문제는 좀 기업이나 협회 쪽과 정부가 긴밀하게 서로 협력해야 할 텐데, 잘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권오준 회장

“정부에서 요즘 많이 도와주고 계셔서 산업부도 그렇고, 총리님도 마찬가지고, 부총리님도 마찬가지고.”

-함영준 오뚜기 회장-

△문재인 대통령

“함 회장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 고용도 그렇고, 그 다음에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 그 이미지가 갓뚜기란 그런 말을 만들어낸 거죠. 젊은 사람들이 아주 선망하는 그런 기업이 된 것 같아요. 우리도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한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함영준 회장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 그래도 결국은 어찌 보면 기업도 국민들 성원, 그게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아주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리라 믿습니다.”

△함영준 회장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수제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신세계 대표님, 정용진 부회장님, 요즘 어떠세요?”

△정용진 부회장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매출 살고 경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소비심리 살아나야 하는데, 경기동향 보니까 소비심리 많이 살아난다고”

△정용진 부회장

“연초에는 경영계획 긴축으로 잡았는데 소비가 살아나 여름 더워지면서 연초 계획보다 훨씬 살아나고 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드 충격은요?”

△정용진 부회장

“저희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 없고요. 경쟁사는 높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 부분 완화됐나요? 요지부동인가요? 관광객은 더 준 것 같은데.”

△정용진 부회장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 완전히 죽었어요.”

△구본준 부회장

“저희가 배터리 하는데요, 전기차용이요. (중국이) 아예 일본 업체 것은 OK, 한국 것은 안 된다,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어요, 중국 차에 못 팔아요. 저희가 현대차하고 같이.”

△문재인 대통령

“전기차 얘기 하니까 정용진 부회장 테슬라 1호 고객 아닌가요?”

△정용진 부회장

“저희가 1호로 매장 유치했는데, 잘하려고 애 쓰려고 하니”

△문재인 대통령

“직접 타시기도 하세요?”

△정용진 부회장

“한 번 타본 적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

“ 한번 충전으로 얼마나 탑니까?”

△정용진 부회장

“380km요.”

△문재인 대통령

“(구본준 부회장 바라보며) 우리는 다른 부분 몰라도 배터리만큼은 세계적 경쟁력 있지 않나요?”

△구본준 부회장

“중국이 중국산 배터리 키우려고 일본은 와도 된다, 우리가 들어가면 중국 로컬 경쟁력 떨어지니까 아니면 돈으로 줘야하니까 한국 업체 못 들어오게 명문화, 무슨 모델은 안 된다 그럽니다.”

△손경식 회장

“베트남도 그런 압력 있는 모양이던데. (중국과) 사이 안 좋으니까. 베트남 수입 막고….”

△문재인 대통령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 가져야 합니다.”

△권오준 회장

“배터리는 LG, 삼성이 만들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양음극재 (우리가 만든다) 새로 사업 시작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우리도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 하면서 약간 좀 수소차 쪽에 비중 뒀었습니다. 전기차 하면 (그 부분에) 집중하면 빠르게 배터리 기술 금방 따라잡을 것입니다. 배터리 같은 게 괜찮기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

“LG하고 현대차 같이 협력해서 배터리 같이하고, 저희들 현대차에 공급 많이 하는데 중국형 모델에 중국 정부가 막으니, 우리 배터리가 현대차에 못 들어갑니다.”

-건배사-

△문재인 대통령

“이제는 건배 구호합니까? 기업이 잘되어야 경제가 잘 됩니다. 국민경제를 (다들) 위하여,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참석자 일동 “위하여!” (일동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수제 맥주를 직접 따르는 동안 기업인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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