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차대한 때에" 정신 못차린 경찰…간부까지 잇단 음주운전

시울지방청 순경 이어 간부급 경정도 음주운전 입건
최근 4년간 음주운전 적발된 경찰관만 무려 351명
내부서도 비난…"시민불신 커져, 현장사기 저하될라"
  • 등록 2019-05-15 오후 5:20:28

    수정 2019-05-15 오후 5:42:16

지난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해변도로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과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동시에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순엽 손의연 기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됐음에도 최근 현직 경찰관들이 음주운전으로 연이어 적발되며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는 클럽 버닝썬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과 유흥업소간 유착 의혹이 불거졌고 해당 수사가 미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경찰의 잇단 음주운전 적발이 여론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새어나오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단 소속 김모 순경이 지난 12일 음주운전을 해 경찰에 적발됐다. 김 순경은 오전 7시20분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오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 잠들었다가 지나가던 시민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김 순경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3%에 이르렀다”며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징계 수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순경은 과거 지난 2017년에도 근무 대기 중 제복을 입고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을 촬영해 지인에게 보낸 혐의로 해임 처분을 받았던 전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간부급 경찰관도 음주운전으로 단속에 걸렸다. 앞서 지난 9일 수원 남부경찰서는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소속 송모(47) 경정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송 경정은 입건 당일 오전 1시20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의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35%의 상태로 차량을 몰고 가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송 경정이 음주 측정 방식으로 채혈도 요구해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 등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경찰의 음주운전 문제는 비단 최근 일만은 아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8월까지 전국에서 경찰관 351명이 음주 운전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20명이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 처분됐고 90명이 해임돼 총 110명이 경찰복을 벗는 중징계를 받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경찰관 19명이 단속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했고 15명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현장의 일선 경찰관들은 일부 경찰관의 기강 해이가 동료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쟁점이 된 시기이기도 하고 버닝썬 사태 등으로 경찰에 대한 시민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한 일선 경찰관은 “수사권 조정을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인데 경찰로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라며 “나도 경찰이지만 술 마시고 사고 내는 그런 사람이 수사권 조정 같은 문제를 생각이나 할까 싶다”고 혀를 찼다.

일선 지구대의 한 경찰관 역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권 자유가 더 확보되면 경찰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텐데 제도적 개선이 점차 힘든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 적발이 현장의 사기를 떨어뜨릴까 봐 우려스럽다”고 성토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버닝썬 관련된 경찰의 수사 결과나 김학의 사건이 음주운전보다 향후 경찰에 대한 여론 형성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경찰의 음주운전 적발 문제는 매번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향후 여론전에 음주운전 사건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