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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실장은 지난달 28일 세종시 소재 KDI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KDI는 올해 5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 2.7%로 예상했다. 그러나 3분기에 접어들면서 경제 정책의 부정적 요인이 먼저 나타나고 경기가 예상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어 당초 전망을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2.9%가 여전히 레인지(올해 경제성장률 예측 범위)에 들어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올해 한국 경제전망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한 데 대해서는 “OECD가 한국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보다가 최근에 고용과 투자가 빠르게 감소하자 무게 중심을 많이 옮긴 것”이라며 “반도체 상황이 안 좋아지거나 하면 2.7%도 가능한 숫자”라고 했다.
김 실장은 4분기 반도체 실적이 올해 성장률을 좌우할 것으로 봤다. 그는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너무나 많이 좌우하고 있다”며 “최근 움직임을 보면 전체 성장률의 0.1~0.2%포인트 차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KDI의 분석은 9월에 낸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보고서는 ‘국내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락 위험이 있으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완만한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속도 저하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하고, 매달 경제동향 보고서에 ‘경기 개선 추세’ 문구를 넣었던 것과 대비되는 경기 진단 결과다.
그는 “내부 검토를 해봐야 하지만 내년 전망은 약간 하향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기존 내년 전망(2.7%)이 점차 현실화되기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수정)치를 지난 해보다 한 달 빠른 11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국책연구기관인 만큼 민간에서 내년 계획을 세우고 전망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기존 전망치 발표 이후 달라진 경기 여건과 정책들을 반영해 숫자를 내겠다”고 말했다.